애플이 아일랜드 조세회피와 관련해 유럽연합(EU)으로부터 벌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고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애플은 실적 보고 다음 날인 2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아일랜드 조세회피 관련 EU집행위원회(EC)의 조사 결과에 따라 ‘중대한(material)’ 벌금을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애플이 이 문제 관련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구체적인 금액을 적시하지 않았지만 미국 증권법에서는 일반적으로 ‘중대한 이벤트(material event)’를 최근 3년간 연평균 세전 이익의 5%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애플이 물게 될 벌금을 추산하면 25억 달러(약 2조6700억원)가 넘는다고 FT는 전했다.
EC는 애플과 아일랜드 정부가 지난 1991년과 2007년에 맺었던 조세계약이 불법이라고 보고 있다. 주장이 입증되면 EC는 애플이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지난 10년간 받아왔던 세금혜택 금액을 반환하라고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애플과 아일랜드 정부 모두 잘못된 일을 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EU 관리들은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애플에 부과할 벌금은 10억 유로를 넘어 세금포탈 관련 벌금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문제 관련 EC의 최종 결정은 오는 6월 말 전에 내려질 예정이다. 또 EC가 현재 조사 중인 스타벅스와 피아트, 아마존 등 다른 다국적 기업 조세회피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