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일본 총리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29일(현지시간)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 나섰다. 그러나 과거사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은 끝내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일본)은 전쟁(2차 세계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의 마음으로 전후를 시작했다”면서 “역대 총리들에 의해 표현된 관점들을 계승하겠다”고 언급하면서도 침략전쟁에 대한 사죄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뿐만 아니라 아베 총리는 기시 전 총리의 업적을 기리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기시 전 총리의 미 의회연설(1957년)을 소개하며 “내가 진심으로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본이 올바른 길을 택한 것”이라며 “그 길은 연설 앞부분에 소개한 조부의 말에 있던 대로 미국과 동맹이 돼 서방세계의 일원이 되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시 전 총리는 1941년 도조 히데키 내각의 상공 대신을 맡았던 인물이다. 일본의 패전과 동시에 A급 전범 용의자로 복역하다 1948년에 석방됐다. 이후 반공전선 구축을 중심에 둔 미국의 대일 정책 아래 1957년 총리 자리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의 이번 미국 방문으로 한일간 과거사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 확정과 ‘부동의 동맹’을 관계를 재정립한 일본이 미일동맹을 믿고 한일 과거사 문제를 아예 외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