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외국인 7명을 포함해 8명의 마약사범 사형을 집행했다고 2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형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새벽 12시35분 동시에 총살형으로 집행됐다. 사형수를 국적별로 보면 뮤란 수쿠마란과 앤드루 챈 등 2명의 호주인과 4명의 나이지리아인, 1명의 브라질인과 1명의 인도네시아인 등이다.
이들은 지난 2005년 헤로인을 밀수하려다 발리에서 잡혔으며 그 중 호주인 9명이 포함돼 ‘발리나인’으로 불렸다. 수쿠마란과 챈은 우두머리로 지목돼 2006년 사형이 선고됐다. 나머지 호주인 7명은 사형을 면했지만 종신형 등을 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그밖에 나머지 사형수들도 헤로인과 코카인 마리화나 등 각종 마약을 소지하거나 밀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인도네시아 사법당국은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필리핀 출신의 여성 사형수는 형 집행이 연기됐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조직의 인신매매 재판에서 그녀의 증언이 필요하다며 인도네시아에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
호주 정부가 지난 3개월간 2명의 자국 사형수 구명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음에도 사형이 집행돼 양국의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주인도네시아 호주 대사가 소환됐고 토니 애벗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어 강하게 항의했다.
외교적 갈등을 빚는 것은 호주만이 아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사형에 앞서 자국민이 포함될 경우 양국 관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위협하고 유럽연합(EU)에 지원도 요청했다. 현재 프랑스 사형수는 항소 재판 판결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WSJ는 전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130여 명의 마약사범이 사형 집행 대기 중이며 그 가운데 3분의 1이 외국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