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수권자본 확대를 결의 한 지 한 달 만에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26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유상증자를 실시할 방침이다.
투자은행(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며 신규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500만주로, 실권이 날 경우 일반 공모로 진행할 방침”이라며 “운영자금을 조달해 중국 현지 공략 등 해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다만 기관투자자들과 소액 투자자들 입장에선 이번 유상증자 시기가 다소 빠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앞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달 27일 수권자본확대(주식수 발행)를 2000만주에서 6000만주로 세 배 늘리는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을 상정했다. 2대 주주인 쉰들러홀딩스가 이례적으로 주주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며 반대표를 던졌으나 결국 특별결의를 거쳐 70.8%의주주가 의안에 찬성해 수권자본 확대 안건이 통과됐다.
일각에선 현대상선이 다소 빠른 시일에 유상증자 일정을 잡은 것과 관련, 최근 증권사들에게 잡힌 대규모 주식담보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3월 13일과 이달 15일에 동부증권과 대우증권에 보유중인 현대상선 주식 1306만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모기업인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다 보니 현대엘리베이터의 회사채 리볼빙이 안 된 상황이기 때문에 그동안 기존 운영자금이 회사채 상환에 쓰여왔다”며 “이번 증자는 증권사들의 고금리 담보 대출 상환과 함께 중국내 제2공장을 짓는 투자용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