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 취임 70일만에 사퇴…최경환 역할 부각

입력 2015-04-28 09:06 수정 2015-04-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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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총리,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등 업무 수행 차질 우려…기재부 주도적 역할 관측도

이완구 국무총리가 취임 70일 만에 사퇴함에 따라 후임 총리 인선까지 국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총리 대행을 맡으면서 경제 현안을 직접 챙기는 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에서는 기재부가 부처 간 업무 조정에 실질적인 역할을 맡는 등 기재부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이 총리의 사표 수리 절차를 재가하면서 새 총리 취임 때까지 최 부총리가 총리직을 대행하게 된다.

최 부총리의 공식적인 총리 직무대행 업무는 28일 열리는 국무회의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박 대통령 국무회의를 주재하기로 예정됐으나 건강이 좋지 않아 최 부총리가 대신 회의를 주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최 부총리가 국정 전반을 책임지는 총리 역할까지 맡게 되면서 경제현안을 다루는 데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총리대행은 대통령의 명을 받아 각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하고, 정부를 대표해 각종 행사에도 참석해야 한다. 앞으로 최 부총리는 총리가 직접 주재하는 국가정책조정회의와 함께 경제 부총리로서 경제관계장관회의 주재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하는 등 기존의 업무도 그대로 챙겨야 한다.

애초 최 부총리는 4월 임시국회에서 공무원 연금 개혁안과 서비스발전기본법 등 주요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직기강 확립·규제개혁·국정과제 이행 여부 등 총리 업무까지 챙기기 때문에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실제 이명박 정부 당시 윤증현 기재부 장관이 총리직을 대행하면서 퇴청길에나 기재부 업무보고를 받는 등 기재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장관님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한편에서는 총리 부재로 일정 부분 국정 공백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차를 맞아 국정 운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상황에 내각을 통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총리 공백으로 중앙부처 국장급 인사도 전면 보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에서는 기재부가 국정 전반에 대해 주도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전 총리가 공공기관 개혁 점검과 복지재정 누수 등 경제 현안까지 직접 챙길 계획이었으나 사퇴 탓에 다시 기재부가 현안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 전 총리가 지난 3월 ‘공공기관 개혁추진 상황점검 회의’를 열어 공공기관들의 개혁추진 상황을 직접 점검하면서 3개월 이후에 다시 점검하겠다고 했지만 앞으로는 소관 부처인 기재부가 담당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전 총리가 직접 챙기던 규제개혁과 지자체 예산절감 노력도 기재부가 국가의 지역발전정책과 연계한 창의적 사업을 추진하는 지자체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부처 고위 관계자는“이 전 총리가 취임한 후 공직기강 확립에 공공기관 경영, 재정 효율화 등 이슈를 주도했지만 사퇴로 다시 최 부총리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며“부처 간 업무 조정에서 기재부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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