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대아레저산업 등 계열사들로부터 개인대출과 단기차입금 명목으로 수백억원의 자금을 융통해 부실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또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과 대아레저산업의 은행 대출을 위해 주식과 지급보증 등 2500억원의 개인 담보를 잡혀 은행권의 특혜대출 및 부실 신용평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성 전 회장이 국회의원 신분이던 지난해 국회에 신고한 재산은 75억4000만원 수준이다.
사실상 성 전 회장이 이들 계열사를 사금고처럼 이용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아레저산업은 성 전 회장이 71.75%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 성 전 회장 일가와 경남기업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원건설산업은 경남기업이 96.65%, 성 전 회장의 동생인 성석종씨가 3.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은 본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에서 직접 개인대출을 받아 자금을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아레저산업의 경우 성 전 회장이 빌려쓴 대여금 잔액은 지난 2008년 24억2408만원에서 2009년 36억9126만원으로 늘었다. 이후 2010년에는 63억5360만원으로 점차 대여금이 늘었다. 2010년의 경우 대아레저산업의 전체 단기대여금 58억원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대아레저의 대표이사는 경남기업의 재무 총책임자인 한장섭 경남기업 부사장이다. 경영기획본부장인 하태실 상무는 경남정보기술의 대표를 각각 맡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이 회사가 경영난으로 대규모 적자를 내던 시기에도 자금을 계속 빼 썼다. 대아레저산업은 2013년 592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 회사가 성 전 회장에게 대여금 명목으로 자금을 빼간 후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손실 처리해 회수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한 성 전 회장은 대아건설에서도 지난 2011년부터 총 4차례 자금을 유용했다.
또 경남기업의 단기차입금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단기차입금은 1년 미만으로 빌려 쓰는 빚으로 회사 재무상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장기차입금 대비 상환 시간이 짧기 때문에 단기차입금이 많다는 것으로 유동성 위기에 노출됐다는 의미다. 경남기업의 단기차입금이 2007년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했다.
2003년 이전까지만 해도 경남기업 단기차입금은 73억원에 불과했지만 2004년 대아건설과 합병한 이후 단기차입금이 2000억원대 이상으로 급증했다. 2004년 단기차입금이 2838억원으로 급증한 이후 2005년 2092억원, 2006년 2452억원 등 2000억원대를 지속했다. 이는 단기차입금 돌려막기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단기차입금 규모가 5082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한데 이어 2008년에는 1조1810억원까지 커졌다. 결국 다시 3차 워크아웃에 돌입한 2009년에 단기차입금이 81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한편 은행들의 경남기업과 계열사에 대한 대출금 회수 여부가 시간이 지날수록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은행들은 모든 기업에 대출을 할 때 실제 담보 능력과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대표이사(CEO)를 연대보증인으로 세우고 있다. 대표가 담보 능력이 없더라도 추후 부실화할 때 책임을 지우기 위한 대비 장치이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이 사망한 데다 경남기업과 대아건설 등의 관계사가 줄줄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절차를 신청한 만큼 해당 은행들은 대출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대아레저산업의 총부채는 총자산보다 173억7400만원 많은 수준이다. 경남기업 총매출의 93%를 차지하는 거래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