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 전 자신에 대한 수사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친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성 전 회장은 “(나에 대한 수사는) 이완구 작품이라고 한다”면서 “(이완구 총리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의식해서 (수사하는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고 밝혔다. 또 “내가 반기문과 가까운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실제 성 전 회장과 반기문 총장의 사이가 가깝다는 건 충청권에선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한다. 반기문 총장은 성 전 회장이 주도한 충청포럼을 창립하는 데 많은 역할을 했고, 자주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기문 총장의 동생인 반기상씨는 경남기업 상임고문으로 6년이나 일했다.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에 대한 수사 배경을 ‘반기문 총장과의 친분’으로 의심한 건 그가 단순히 반기문 총장과 친해서만은 아니다. 반 총장을 야권 대선후보로 세우려 한 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성 전 회장은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이 주장한 이른바 ‘반기문 야당 대선후보 출마 타진설’의 주인공으로 지목된 바 있다.
특히 그는 새누리당 국회의원 시절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반기문 총장은 야권 대선후보로 나오는 것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그는 “반 총장이 야당 후보로 나올 수 있도록 돕겠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는 “성 전 회장의 주장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했다.
반면 청와대 관계자는 “반기문 총장 때문에 경남기업을 수사한다는 건 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반기문 총장은 16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 의회 레이번 빌딩에서 특파원으로 가 있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고 (사무총장 일로 바빠) 그럴 여력도 없다”고 대망론과 선을 그으면서 “성 전 회장과도 모르는 사이”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