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이랜드 회장, 성장위주 경영 ‘경고음’

입력 2015-04-1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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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질주 성장 속 부채·유동비율은 급락…이자비용 줄이려 1조 규모 자산 유동화 추진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성장 위주 경영에 경고음이 켜졌다. 자산과 매출 등은 매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재무안정성은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이랜드그룹 계열사(외감 이상)가 올린 총매출은 6조6125억원으로 전년 6조3154억원과 비교해 3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0년 4조3515억원과 비교하면 2조2600억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성장률로 보면 최근 5년 새 60%의 고속 성장을 한 셈이다.

매출 규모와 영업이익도 지난해 각각 4조6826억원과 50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증가율은 5년 새 75%를 보였다. 매년 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보인 셈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5년간 2.7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재무안정성은 역주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랜드그룹 외감기업들의 총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4조2158억원에 이른다. 5년 전의 2조7587억원과 비교하면 1조450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부채 증가 규모가 자산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과도하게 빚을 내 사업을 늘린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이는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이랜드그룹 부채비율은 지난 2011년 183.0%, 2012년 191.6%, 2013년 198.2%를 기록했다.

차입금 의존도도 매년 평균 45%대를 보이는 등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의존도는 총자본에 대한 차입금 비율을 말하는데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이자 등 금융비용의 부담이 커 수익성이 떨어지고 안정성도 낮아진다. 통상 30% 미만일 때 안전한 것으로 본다. 그런데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175.9%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국내 대기업 집단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다. 특히 채무 상환력 지표인 유동비율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랜드그룹의 유동비율은 2011년 68.5%, 2012년 71.8%, 2013년 56.4% 등이다. 지난해는 52.9%로 나타났다. 단기에 갚아야 하는 빚이 단기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2배나 많은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주력 계열사 보유 부동산을 유동화해 1조원가량의 투자금 확보에 나선 것도 악화된 재무안정성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랜드그룹은 최근 계열사 이랜드리테일 등이 보유한 11곳의 자산을 매각한 후 임차해 점포를 운영하는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랜드그룹이 이번 자산유동화에 성공하면 재무안정성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자산유동화를 하게 되면 자산 재평가를 통한 이익으로 자본계정을 손쉽게 크게 늘릴 수 있다. 또 매각 대금 일부를 유동부채 등의 상환을 위해 사용하면 부채비율과 유동비율 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의 경우 재무안정성이 좋지 않아 신용평가등급도 양호한 성장성지표와 달리 저평가된 부분이 많아 불필요한 금융비용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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