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1조 베트남 빌딩’ 매각 중단…채권단, PF대출 5200억 손실 우려

입력 2015-04-15 10:26 수정 2015-04-1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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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72. 사진제공 경남기업
경남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꼽히는 감정평가액 1조원 규모의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 매각이 중단됐다. 경남기업이 채권단의 추가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고 상장폐지와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되면서 원매자가 매각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자산실사를 거쳐 연말까지 매각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경남기업 채권단 간 갈등이 빚어질 전망이다. 당장 이 빌딩 건설 과정에 물려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만 5300억원 규모다. 매각이 중단된 만큼 채권회수가 불투명해 장기간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떠안을 판이다. 여기에 상당 규모의 PF대출이 경남기업 2차 워크아웃 과정에서 지원돼 채권단의 특혜 의혹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경남기업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 매각과 관련해 표면적으로 경남기업 대내외적 변수로 원매자와의 협상이 중단됐다. 그러나 당초 빌딩 가치가 높게 책정되면서 진성매각 자체가 어려웠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IB업계 관계자 “당초 랜드마크72 빌딩의 경우 베트남 부동산 경기가 회복돼 가격 급등 요소가 이뤄지지 않으면 원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지난해 말 원매자와 어렵게 협상에 들어갔지만, 경남기업 법정관리와 정치적 이슈까지 겹치면서 지난달 말 협상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초 빌딩 매각과 관련해 채권단 내부에서 매각가격과 시기를 놓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대립각을 세웠던 터라 5300억원의 PF대출 회수에 대한 네탓 공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앞서 채권단 내부에서는 랜드마크72 빌딩 처리 방법을 둘러싸고 의견차가 컸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싼 가격에라도 조기 매각을 해야 워크아웃이 순조로워진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하지만 2100억원의 PF대출이 물려 있는 우리은행은 제 가격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경남기업의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면서 은행권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PF대출 부실까지 불거지면서 모호했던 채권단의 구조조정 판단이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채권단 특혜 의혹이다. 랜드마크72 빌딩은 지난 2007년 8월 착공해 올해 초까지 PF대출이 이뤄졌다. 이에 2009년 1월 2차 워크아웃을 신청한 경남기업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무리한 지원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 등은 2차 워크아웃 졸업 전인 2011년에만 2325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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