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우상향 추세가 완연해졌다. ‘연중최고치 경신’은 앞으로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코스피가 3년 8개월만에 2100선에 바짝 근접했던 13일,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지수의 향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코스닥도 690선에 불과 한발자국 앞까지 지수를 밀어올리며 7년 4개월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일일거래대금 합산금액도 2년 7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1.16포인트(0.53%) 오른 2098.92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2011년 8월 2일(2121.27) 이후 3년8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최대 2099.97까지 오르며 2100선에 초근접했다.
◇ 손끝에 닿을 뻔한 2100p...‘돌파 초읽기’=글로벌 유동성이 넘쳐나는 가운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된 증시에서 유입된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수를 밀어 올렸다. 외국인은 이날 2828억원을 사들이며 5거래일 연속 순매수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10일 많은 물량을 내다 팔았던 개인도 이날은 152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은 2813억원을 순매도했다. 연기금과 은행, 사모펀드 등이 사들였지만 금융투자와 투신, 보험 등이 워낙 많은 물량을 팔았다. 정부(국가·지자체)도 1099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매매는 비차익거래로 80억원어치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특히 증시는 코스피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정규시장 내에서만 6조9000억원을 기록, 지난 2012년 9월 14일(9조2000억원)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여기에 시간외 거래를 감안하면 일일거래대금은 사실상 7조원을 넘었다.
최근 코스피 거래대금은 △8일, 6조5000억원 △9일 6조원 △10일, 6조4000억원 등으로 이날까지 4일 연속 6조원을 상회했다. 지난 앞서 5일 연속 6조원을 넘어섰던 2012년 2월 기록 이후 처음이다. 거래대금의 증가했다는 점은 상승장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형성됐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동안 지수상승의 발목을 잡던 기관의 ‘펀드환매’도 압력이 약해지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신권이 그동안 계속 물량을 팔다보니 이제는 판매할 물량이 없다”며 “3월 마지막 주부터 펀드환매 물량부담이 조금씩 경감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2100선 돌파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 코스닥, ‘파죽지세’ 강세장...제약株 강세 여전=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7.37포이트(1.08%) 오른 689.39로 마감했다. 지난 2008년 1월11일 699.24p를 기록한 후 가장 높은 수치다. 코스닥 시가총액 역시 185조원으로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는 지난 최고치 기록보다 2조5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4조5900억원으로 올 들어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일평균 거래대 역시 3조2000원으로 전년(1조9700억원) 대비 53.3% 증가하며 최대치를 보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한 배경에 대해 “대외불안요소가 완화됐고 기업 실적개선 기대감 등이 형성되면서 지수상승 기대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초저금리 시대 진입에 따라 개인투자자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점도 거래 참여를 활발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강세장을 이끈 것은 여전히 제약(6.57%) 관련주였다. 이날 코스닥시장 거래대금 상위 5종목으로 △셀트리온(6318억원) △산성앨엔에스(1235억원) △바이넥스(695억원) △골프존(694억원) △컴투스(633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뒤이어 종이ㆍ목재(5.03%), 금융(4.80%) 업종 등이 상승률 상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