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4년째 계속되는 가뭄으로 농업계 뿐만 아니라 패션 업계도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 최대 프리미엄 데님 생산지인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미국 의류 대기업 VF코포레이션의 ‘세븐포올맨카인드’와 패스트리테일링의 ‘J브랜드’, ‘트루릴리전’ 등 100~200달러대 청바지가 생산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고급 청바지의 특징인 빈티지 느낌을 내기 위해 염색이나 스톤위시 가공 등 다양한 제조 공정을 거치는데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이 부족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패션협회의 자문인 존 블랭크 씨는 “로스앤젤레스(LA)의 패션 업계에서는 물(부족)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미제 고급 청바지의 75%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되고 있다. 미국 의류 대기업 아메리칸어패럴 등의 본사가 있는 LA 주변의 패션 업체 매출은 전체 180억 달러에 달하며 그 중 8~10%는 프리미엄 청바지가 벌어들이고 있다. 이 지역의 고용 인원은 20 만 명에 이르는 등 이곳은 미국 최대의 의류 허브다.
고급 브랜드의 의류 가공을 다루는 블루크리에이션오브캘리포니아는 가뭄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내년에 두 번째 오존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오존 기계는 물이 아닌 오존 가스를 사용해 스톤워시나 물빠짐 가공을 할 수 있는 기계다. 의류 매거진에 따르면 오존 기계는 산소를 오존 가스로 바꾸어 의류에 가공을 하는 기계로, 사용된 오존 가스는 다시 보통 산소로 되돌아 간다. 이 회사는 2011년에 처음 오존 기계를 구입한 뒤 물 사용량을 최대 50% 줄였고, 매월 수도 요금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리바이스’ 브랜드로 알려진 리바이스트라우스는 2011년부터 오존 기계를 도입해 워시가공 횟수를 줄이고, 물 사용을 억제해 생산하는 친환경 청바지 ‘워터리스’를 전개하고 있다. 현재는 리바이스 브랜드 제품의 약 25%가 워터리스이지만 2020년까지 이를 80%로 늘릴 계획이다.
칩 버그 리바이스트라우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년 전부터 입고 있는 자신의 청바지는 아직 한 번도 빨지 않았다고 발언해 화제가 됐다. 그는 더러운 곳을 부분 세탁해 건조기를 사용하지 않고 말리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