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내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선거캠프 홈페이지인 ‘뉴캠페인(New campaign)’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2분19초짜리 인터넷 동영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자 고군분투해 왔지만 아직도 상황은 녹록지 않고 상위계층에만 유리한 실정”이라며 “평범한 미국인들은 챔피언을 필요로 하고 있고 내가 그 챔피언이 되고 싶다. 그래서 여러분이 현재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은 살고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모든 가족이 강할 때 미국도 강해진다”며 “이제 여러분의 표를 얻기 길을 나선다. 여러분이 선택할 시간이고 나의 여정에 동참해 주길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짧은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소득불평등 해소와 중산층과 저소득층 가족을 위한 기회 확대를 정책 아젠다의 핵심으로 놓겠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FT는 풀이했다.
2008년에 이어 두 번째 대권 도전이며 사상 첫 미국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클린턴이지만 이번에는 경제 공약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2008년 대선 당시 클린턴은 당시 대통령인 조지 W. 부시의 경제적 실정을 마음껏 비판하고 특히 소득불평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에 고용시장은 회복세를 보였으나 소득불평등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클린턴은 같은 당인 오바마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클린턴이 오바마의 경제적 성과를 자신과 연계시키면서도 소득불평등 관련 메시지는 매우 조심스럽게 펼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린턴이 갖고 있는 ‘부자’‘귀족’ 이미지도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2007년 1월 대선 출사표를 던질 당시 실내 소파에 혼자 앉은 채 메시지를 발표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다양한 인종의 서민을 등장시키고 평범한 중산층 가정집 현관을 배경으로 서서 이야기를 해 겸손한 이미지를 주려고 했다.
월가와 지나치게 친밀하다는 비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교수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월가와 탄탄한 관계를 다졌다”며 “힐러리는 2008년 대선 출마 당시 ‘월가의 후보’였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대형은행 개혁을 촉구하며 클린턴과의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고 CNN머니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