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지난 1분기 46개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이 평균 4.0%로, 전 분기의 4.5%에서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고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09년 4분기의 3.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른 기관들도 수치는 차이가 나지만 비슷하게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고 FT는 전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펠릭스 휴프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흥시장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의 3.8%에서 지난 분기 3.4%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르키트이코노믹스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흥시장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1분기 5% 밑으로 떨어졌을 것”이라며 “이는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높은 채무와 실업률에 세계 경제는 정책결정자들이 행동하지 않는 한 낮은 성장세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의 경고는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 부진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디플레이션 불안 지속, 저유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유가 하락과 강달러가 신흥국 경제회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등 자원부국은 석유 등 상품가격 하락에 수출액이 감소하는 타격을 받았고 강달러는 한국과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신흥시장에서 자본유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FT는 풀이했다.
재스퍼 맥마흔 나우캐스팅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신흥시장 대국에서 경기둔화가 더 심화할 것”이라며 “브라질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의 마이너스(-) 0.25%에서 1분기 -1.24%로 더 악화하고 중국 성장률은 같은 기간 7.3%에서 6.82%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흥시장 중에서 비교적 사정이 좋다고 평가되는 멕시코 성장률도 2.6%에서 2.0%로 하락할 것이라고 맥마흔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