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나진·선봉에 역외가공지역을 설립하면 중국 내수시장 공략이 쉬워지고 남북경제협력 효과도 연간 56억 달러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1일 ‘한·중 FTA에 따른 한·중 기업의 기회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지린(吉林)·랴오닝(遼寧)·헤이룽장(黑龍江) 등 중국 동북 3성이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연은 이에 따라 이들 지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북한 나진·선봉지역에 개성공단에 이은 제2 역외가공지역을 설립해 두 지역을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경연은 2004~2014년 사이 개성공단 반출입액과 310개 품목의 대중교역 규모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제2 역외가공지역을 통한 남북 교역액은 현재 개성공단 반출입액의 5배 수준인 연평균 55억8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한경연 최남석 부연구위원은 “나진·선봉 등 북중 접경지역에 역외가공지역을 설치하면 경쟁 관계에 있는 북중 경협과 남북 경협을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나아가 한경연은 중국 동북 3성과 북한 제2 역외가공지역을 연계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진·선봉 등 역외가공지역에서 상품을 가공하고, 동북 3성의 신흥전략산업 단지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무(無)관세로 중국 전역에 수출하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중FTA 체결로 원산지를 한국으로 인정받는 역외가공지역 생산품목이 대폭 확대되면서 시장 경쟁력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역외가공지역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하고 중국과 지리적 접근성도 뛰어나 투자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 동북 3성은 2012~2013년 연평균 8.0~12.0%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인구 1억명의 거대 시장이자 북한·러시아·몽골 등과 근접한 동북아 경제교류의 중심지다. 중국 정부가 2011년부터 동북 3성 진흥정책을 시행하면서 교통 물류 통합 인프라 구축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경연은 동북 3성 지역에서 한국 기업이 수출경쟁력을 갖춘 철강, IT전자, 기계장비, 운송기기, 정밀광학기기 등 제조업 부문과 더불어 한·중FTA로 제도적 보호 장치가 마련되는 금융, 통신, 건설, 유통 등 서비스업종의 현지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