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신일산업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적대적 인수합병(M&A) 공격자 측이 이번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분쟁의 흐름이 어디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신일산업은 30일 오전 10시 서울시 송파구 충민로 가든파이브 툴관에서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김영 신일산업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의 건을 승인했다.
김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찬성하는 주식수는 2436만9799주로, 이는 발행주식 총수의 35.19%, 출석 의결권 있는 주식수의 51.68%에 해당한다. 이 안건에 반대하는 주식은 2211만4470주였으며 무효 주식수는 66만8963주였다. 이날 신일산업 주총에 참석한 총 주주는 위임장 포함 1644명, 참석주식수는 발행 주식 총수의 67.04%에 해당하는 4643만2526주다.
사내이사 선임의 건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출석 주주의 과반수로서 결의하게 돼 있다.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둘러싼 신일산업과 황 노무사 측의 주식 차이가 약 220만주라는 점에서 전일 법원이 결정한 황 노무사의 의결권 행사 금지가 이번 주총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29일 황 노무사 명의의 신일산업 주식 488만1397주 전부와 공동보유관계에 있는 강종구, 윤대중, 조병돈이 보유하고 있는 신일산업 주식 중 604만6593주에 대한 의결권행사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신일산업은 김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신일산업은 경영권 방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신일산업 사내이사는 김영 회장, 송권영 전 대표, 적대적 인수합병(M&A) 공격자인 황귀남 노무사 측의 류승규 이사 등 총 3명으로 사내이사로 누가 선임되냐에 따라 대표이사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 사내이사직 선임이 경영권 향배의 분수령으로 꼽혀 왔다.
이 때문에 신일산업과 황 노무사 측은 주총이 열리기 이전부터 사내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치열한 표 대결을 예고했다. 김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건에 대응해 황씨 측의 윤대중 씨는 ‘주주총회 의안상정 가처분’을 신청하고 우호세력인 정재성 씨를 후보에 올리려고 했으나 법원을 이를 기각했다.
김 회장은 “적대적 M&A 세력으로부터 회사를 지켜내려는 주주들의 지지로 이런 결과 얻었다”며 “회사의 발전과 주주의 가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황 노무사는 이번 주총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노무사는 “향후 경영진의 비리에 대한 책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며 “이 결과에 대해서는 바로 김영 이사의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과 주총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어 황 노무사는 전일 법원의 의결권 제한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법원에 의결권 제한은 재산권 제한이므로 이러한 중요한 사건에 있어선 신중해야 한다”며 “4개월전에 동일한 사안, 동일한 사람에 대해서 같은 재판부에서 다른 판단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제외한 5가지 안건은 △제56기 연결재무제표 및 별도재무제표 승인의 건 △결손금 처리의 건 △정관일부 변경의 건(본점소재지 변경)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감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주총은 오전 10시에 개최 예정이었으나 주주 명부 확인 작업이 지연되면서 오후 3시 10분경 폐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