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모 씨는 지난 3월 골목길에서 경미한 오토바이와 경미한 접촉 사고를 고의로 냈다. 황 씨는 사고 현장에서는 수리비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경미한 사고임을 들어 상호 양해 하에 차량번호와 운전자 인적사항 등만 확인하고 헤어졌다.
그러나 다음날 황 씨는 상대차량을 뺑소니 사고차량으로 신고하고 의사를 속여 1급 장애 판정을 받아 보험금 5억3000여만원 받았다.
최근 이처럼 보험사기 적발이 증가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적발된 보험사기 건수는 2만3690건으로 전년 동기 1만7714건에 비해 33.7% 증가했다.
사기 유형별로 보면 사고 후 피해과장이 27.1%로 가장 많고 운전자 바꿔치기 25.5%, 보험사고 가공 12.0%, 사고 후 보험가입 8.9%, 고의 보험사고 7.9% 순이다.
금감원 유관우 부원장보는 “과거에는 관련이 있는 사람끼리 보험사기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보험사기꾼들이 교통법규를 위반한 일반 운전자를 대상으로 자연스럽게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고의적인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일반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말했다.
유 부원장보는 “특히 일반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보험사기는 사고 원인을 모두 일반 운전자에게 돌려 보험료 인상 등 경제적 피해를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통법규를 위반했다는 운전자의 약점을 이용해 고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등의 위협 협박으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을 주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반 운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보험사기가 빈번해 짐에 따라 금감원은 ‘보험사기꾼의 표적이 되는 10대 유형의 운전자’를 선정, 선의의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보험소비자의 유의를 당부했다.
유 부원장보는 “운전자들이 보험사기꾼들의 표적이 돼 선의의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운전 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유사한 사고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보험사기꾼의 표적이 되는 10대 유형의 운전자는 다음과 같다.
▲음주 운전 - 술집이 밀집한 유흥가 골목에서 음주운전차량을 상대로 고의 차량사고를 일으킨 후 상대편 운전자의 음주운전 사실을 들어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거나 보험금을 편취.
▲불법 유턴 - 불법 유턴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로 차량 접촉사고를 일으킨 후 법규위반 사실을 근거로 상대편 운전자를 가해자로 주장해 보험금 편취
▲일방통행도로에서 역주행 - 일방통행도로에서 도로사정을 모르고 역진입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로 차량 접촉사고를 일으킨 후 법규위반 사실을 근거로 상대편 운전자를 가해자로 주장해 보험금 편취
▲좁은 도로에서 중앙선 침범 - 좁은 도로에서 중앙선을 침범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로 차량 접촉사고를 일으킨 후 법규위반 사실을 근거로 상대편 운전자를 가해자로 주장해 보험금 편취
▲사고 후 처리 미흡 - 차량 손상이 거의 없는 경미한 교통사고에 대해 상호 양해 하에 헤어진 후 상대차량을 뺑소니로 신고해 이를 빌미로 거액의 합의금 및 보험금 편취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횡단보도 통과 - 횡단보도나 골목길에서 차량에 고의로 부딪히거나 뒷바퀴에 살짝 발등을 밀어 넣은 후 운전자 과실로 인한 횡단보도 사고로 위장해 보험금 편취
▲급한 차선 변경 - 정상적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에 고의로 차량의 속도를 높여 접촉사고를 일으킨 후 차선변경 시 안전운전의무 위반을 이유로 상대편 운전자를 가해자로 몰아 보험금 편취
▲교차로, 횡단보도 근처에서 안전거리 미확보 - 교차로나 횡단보도 근처에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고 지나치게 근접하는 차량 앞에서 고의로 급브레이크를 밟아 추동사고를 일으킨 후 보험금 편취
▲골목길에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운전자 - 좁은 골목길에 숨어 있다가 자전거 등을 타고 갑자기 튀어나와 고의로 접촉사고를 유발해 보험금 편취
▲외제차와의 안전거리 미확보 - 고가의 외제차량을 이용해 무리하게 차로를 변경하다가 가벼운 접촉사고를 유발한 뒤 안전거리 미확보를 이유로 고액의 보험금 편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