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키터 브레이끄(서킷 브레이크)가 몬가 하며는…”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부이사장은 무뚝뚝한 경상도 말투와는 달리 설명은 아주 세심한 편이었다. 형식적인 ‘정답’을 외워 말하는 여느 인사들과는 달리 최근 증시 배경과 전문용어들에 대해 끊임없이 부연 설명을 더했다. 초보자도 이해하기 쉬운 친절한 설명은 그가 증권시장에 대해 얼마나 속속들이 알고 있는지 방증했다. 덕분에 원래 20분가량 진행하기로 했던 인터뷰는 1시간이 훌쩍 넘어서야 끝났다.
김 부이사장의 이력은 국내 증권시장 확대와 궤를 같이 한다. 1987년 한국거래소(당시 한국증권거래소)에 입사한 후 파생상품시장본부에서 청산결제부장, 신사업부장, 본부장 등을 거치며 파생상품분야에서만 25년 가까이 근무했다. 그동안 코스피200선물옵션, 금현물시장, 장외파생상품(OTC), 중앙청산소(CCP), 석유전자상거래 등 신제도와 상품 개척을 주도했다.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상품들을 개발하면서 난관도 많았다. 코스피200선물 개발 당시에는 옛 증권거래법상 유가증권에 코스피200지수가 포함될 수 없어 논란이 됐지만 법을 개정해 선물시대를 열었다. 금시장 개설 당시에는 거래소가 영세 금은방 업자들을 사장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기존 중량 중심의 금시장에 품질 개념이 적극 도입돼 금시장 양성화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공로 덕분에 2012년에는 영국의 파생상품시장 전문지인 FOW(Futures & Options World)에서 ‘최근 30년간 세계 파생상품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30인’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본부로 발령받은 뒤에는 배당 확대와 고가·저유동성 주식의 액면분할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최근 ‘황제주’로 불리던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을 결정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는 중이다.
◇김원대 부이사장 약력
△울산 학성고등학교 졸업 △경북대학교 법학 학·석사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청산결제부장·신사업부장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보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