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중고·리퍼브 제품 '불티'

입력 2015-03-24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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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 탓에 비싼 새 상품을 구입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너도나도 쓸만한 중고나 리퍼브(보수를 거친 전시·반품 제품)를 찾아 나서고 있다.

24일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www.gmarket.co.kr)이 올해 들어 22일까지 중고상품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80%나 늘었다.

특히 중고 가전(난방·냉방·청정)의 경우 작년동기의 18배(1,767%↑)로 불었다. 이 밖에 컴퓨터부품(276%), 태블릿·게임(217%), 카메라렌즈(150%), 도서(57%), 휴대전화(40%) 등도 중고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했다.

같은 기간 11번가(www.11st.co.kr)의 중고상품 전문관 '중고스트리트'의 거래량도 50% 증가했다.

품목 중에서는 특히 헬스·다이어트 용품(432%↑), 건강·실버용품(295%↑), 스포츠의류·운동화(135%↑) 등의 거래가 작년동기의 2~5배로 불었고, 중고 수입명품(117%↑) 거래량도 두 배를 넘어섰다.

현재 중고스트리트에 등록된 물품 수는 약 100만개로, 작년보다 40% 정도 늘어난 상태다.

지난해 7월 모바일 '중고장터' 앱 서비스를 강화한 옥션(www.auction.co.kr)의 올해 중고물품 증가율은 20% 정도였지만, 건강·다이어트 식품(435%↑)이나 이어폰·헤드폰·스피커(388%), 보디·헤어·향수(302%), 미씨·직장여성 의류(278%) 등의 거래는 4~5배로 급증했다.

특히 옥션에서는 올해 들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나 많은 리퍼브 제품이 팔렸다. 태블릿 PC 판매량(880%↑)이 무려 10배로 늘었고, TV·홈시어터 등 비싸고 부피도 큰 리퍼브 가전제품도 72% 증가했다. 블랙박스·하이패스 등 차량용 전자제품, 전기밥솥 등 리퍼브 생활가전을 찾는 소비자도 지난해보다 각각 186%, 55% 많았다.

현재 옥션에서는 양문형 냉장고·드럼세탁기·김치냉장고 등 고가·대형 가전 뿐 아니라 만능 리모컨·미니냉장고·전화기등 소형 가전까지 모두 9천500여개 리퍼브 제품이 팔리고 있다.

정건길 11번가 정건길 중고 담당 상품기획자(MD)는 "노트북·휴대전화·TV·냉장고·세탁기 등 디지털 기기뿐 아니라 최근에는 특이하게 중고 명품 거래까지 크게 늘고 있다"며 "리퍼브 제품의 경우 새상품보다 가격이 싼데다 사후 서비스(A/S)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큰 인기"라고 전했다.

옥션 관계자는 "장기 불황으로 중고를 찾는 소비자가 늘자 온라인쇼핑업체들도 중고거래 시스템(플랫폼)을 개선해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옥션 중고장터도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하고 안전거래·신용카드 결제 등을 지원하는 등 더욱 쉽게, 안심하고 중고 제품을 사고팔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급증하는 중고 상품 수요에 주목하고 활발하게 관련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3~19일 본점에서 전시·반품 후 보수를 거친(리퍼브) 전자제품들을 30~70% 싸게 판매했다. 백화점측에 따르면 이번 '디지털 가전 전시상품(리퍼브) 대전'의 최종 매출은 목표를 20%나 웃돌았다. 모뉴엘 청소기·제빵기는 각 400대 이상 팔렸고, ASUS·HP 노트북 등이 모두 2~3일만에 매진됐다.

이재진 롯데백화점 가전 바이어(구매담당)는 "리퍼브 상품 행사에 고객들의 호응이 매우 컸다"며 "늘어나는 중고 수요에 맞춰 비슷한 행사를 계속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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