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06년이 이제 한달밖에 남지 않았다.
카드업계도 ‘시끄럽게’ 2006년을 시작해, 기쁜 마음으로 2007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2006년을 ‘후불 교통카드 대란 위기’로 시작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서울시 교통카드 시스템 업체와의 수수료 갈등이 3월까지 이어지면서 신규 발급과 일부 카드의 서비스 중단까지 가져왔다.
교통카드 논란이 해결된 후 카드업계 1위 업체인 LG카드의 매각 논의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LG카드 매각도 수의 매각 방식으로 진행되다가 법률적인 문제로 인해 공개매각 방식으로 매각 방식이 교체되면서 또 한번 떠들썩해 졌다.
외국계 금융기관들도 적극적인 참여가 예상되던 가운데, 몇몇 업체들이 갖갖이 이유로 하나 둘 떨어지고 결국 하나금융, 농협 등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신한지주의 품으로 안기게 됐다.
LG카드의 새로운 주인으로 신한지주가 결정된 후 전업계 카드사에는 커다란 후폭풍이 불어 닥치기 시작했다. 정부에서 체크카드의 소득공제 비율을 높이기로 결정하면서 수신 기능이 없는 전업계 카드사로써는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또한 이동식 부스를 이용한 카드 모집도 중단됐다. 은행계에 비해 영업망 열세에 있는 전업계 카드사로써는 영업력이 더욱 밀리게 되는 상황에 처해진 것.
그렇지 않아도 업계 1위사인 LG카드가 은행을 모태로 한 신한지주에 넘어가면서 은행계 카드의 시장 점유율이 앞도적으로 높아져 전업계의 목소리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조치는 전업계의 위기감 조성까지 가져왔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2006년의 마지막은 또 LG카드가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와의 LG카드의 매각주가사인 산업은행의 본계약 체결이 이달 중이 체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6년은 또 카드업계 전체가 기쁜 마음으로 보낼 수 있는 해이기도 하다.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어려움을 겪어 온 6개 전업계 카드사가 금년에 모두 흑자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카드 상품면에 있어서도 2006년은 새로운 획을 긋는 한 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VVIP 시장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더 블랙’으로 시작된 VVIP시장은 금년에 들어와 마스타카드의 다이아몬드카드의 출시(현대, LG, 비씨 등)와 비자카드의 인피니트카드의 재출시 등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VVIP시장 공략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지난 6월에 개최된 독일 월드컵 등 스포츠를 활용한 카드사의 마케팅도 활발하게 이어졌다.
신한카드는 연초에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트와 제휴를 맺고 ‘맨유카드’를 출시했다. 전례와 카드업계의 속설을 깨고 스포츠 카드의 성공을 보여주었다.
또 LG카드와 KB카드는 독일월드컵 스페셜 에디션 카드를 한정 판매, 고객을 유혹했다.
이와 함께 현대카드는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 두차례의 슈퍼매치를 개최했다. 연초에는 국내 피겨계의 신성(新星)이자 기대주인 김연아 선수를 앞세우고, 연말에는 세계 남자테니스 랭킨 1, 2위인 페더러와 나달의 시합을 가졌다.
또 하나 카드업계의 변화는 새로운 결제 혁명이라 할 수 있는 비접촉식 카드의 출시를 들 수 있다. 비자와 마스터에서 경쟁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한 비접촉식 카드는 특히 교통카드에 익숙한 국내 고객의 입맛에 딱 맞는 카드로 향후 세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