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이 모바일 송금시장 진출을 선언해 은행권에 비상이 걸렸다.
페이스북은 자체 메신저 앱을 통해 개인이 1대1로 송금할 수 있는 새 기능을 앞으로 수개월 안에 미국에서 출시할 계획이라고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페이스북의 새 서비스는 페이팔의 벤모 앱과 비슷한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페이팔, 스퀘어 등 온라인 결제업체는 물론 대형은행과도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전했다.
사용자들은 비자나 마스터카드의 체크카드를 등록만 하면 메신저 앱에 등록된 친구들에게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 수수료는 무료다.
회사는 보안을 위해 개인식별번호(PIN)와 애플iOS 기기의 지문인식 등의 인증시스템을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벤모가 최근 계좌정보 유출 등 금융사기에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애플이 지난해 결제서비스 애플페이를 출시하고 구글은 현재 구글월렛을 운영하는 등 IT기업의 금융사업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송금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윤곽을 드러냈다.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학생인 앤드루 오드가 당시 iOS용 페이스북 메신저의 소스코드를 분석하다 송금 기능을 발견하면서 페이스북의 계획이 공개됐다.
회사는 지난해 페이팔 사장이던 데이비드 마커스를 메신저 사업부 대표로 영입하는 등 송금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송금이 편리한 것은 물론 막대한 사용자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페이스북 금융서비스는 기존 은행들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평가다.
메신저 앱에 적용된 송금 솔루션은 페이스북이 지난해 220억 달러(약 25조원)에 인수한 세계 최대 메시징 앱 와츠앱에서도 운영될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사용자들이 페이스북 메신저나 와츠앱으로 서로 얘기를 주고 받다가 간단히 버튼만 누르면 송금할 수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 메신저 사용자만 해도 지난해 말 기준 5억 명이 넘는다.
페이스북은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 런던의 스타트업들과 파트너십도 논의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금융서비스를 해외로 확대하는 길도 모색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