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공급과잉 우려에 지난주(9~13일) 10% 가까이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2.21달러(4.7%) 급락한 배럴당 44.8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WTI는 주간 기준으로 9.6% 떨어져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세를 나타냈다.
브렌트유 4월 인도분 가격도 지난주 배럴당 54.67달러로 마감해 한 주간 8.5%나 빠졌다.
저유가에도 미국 산유량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 급락세로 이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주 월례 보고서에서 “미국 시추장비 가동대수가 줄고 있지만 산유량을 줄이는데는 실패하고 있다”며 “오클라호마 쿠싱에 있는 미국 최대 원유 저장창고는 이미 70%가 찼으며 원유재고 증가로 창고가 가득 찰 위험에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커휴즈는 13일까지 일주일 간 미국의 원유 시추장비 가동대수가 866대로 전주 대비 56개 줄었다고 집계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시추장비 가동대수는 역사적인 14주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며 “그러나 이런 감소세도 산유량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물론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지난달 하루 306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목표인 3000만 배럴을 9개월 연속 넘었다. 이에 공급과잉 불안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지난주 NYMEX의 거래가 끝난 뒤 미국 에너지부는 전략비축유를 지금보다 최고 500만 배럴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가 하락을 전략비축유 확보 기회로 삼으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문구를 삭제할지 주목된다. 시장은 금리인상 시점을 오는 6월이나 9월 FOMC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연준이 FOMC에서 예상대로 문구를 삭제하면 달러가 강세를 보여 국제유가 하락 압박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