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3人 오너, 한 지붕 세가족 ‘핀테크 격돌’

입력 2015-03-12 14:10 수정 2015-03-1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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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ㆍ김범수ㆍ이준호 다시 결제시장서 만나

벤처 1세대로 NHN(현 네이버)에서 한 솥밥을 먹었던 세 사람이 핀테크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격돌하게 됐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NHN엔터테인먼트가 동시에 핀테크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생긴 우연(?)이다.

이해진 의장과 김범수 의장 그리고 이준호 의장이 각자의 길을 가지만, 글로벌 격전지인 핀테크시장에서 최대 라이벌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이준호 NHN엔터 의장,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이다.

12일 ICT업계에 따르면 김범수 의장이 오너인 다음카카오가 핀테크 시장에 드라이브를 건 가운데 이준호 의장과 이해진 의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간편결제시장에 올인하고 있다.

선발주자는 다음카카오다. 다음카카오는 이달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전자금융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기 위해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다음카카오는 “신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전자금융업을 사업 목적에 포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하반기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와 송금 기능이 들어간 전자지갑 ‘뱅크월렛카카오’를 출시한 상태이다.

다음카카오가 전자금융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준호 의장이 진두지휘하는 NHN엔터테인먼트 역시 핀테크 분야의 하나인 간편결제 사업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현재 NHN엔터테인먼트는 관계사인 한국사이버결제를 중심으로 4월부터 간편결제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여기에 KB국민카드, 티모넷이 협력사로 참가, NHN엔터의 간편결제사업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NHN엔터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에 간편결제사업 진출을 준비했고 시점적으로는 오는 4월 초를 목표로 잡고 있다”며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과 보유현금 등을 집중적으로 간편결제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초기 간편결제사업 영역은 게임과 티켓사업 쇼핑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달 말까지 최종 점검을 진행한 뒤 내달부터 간편결제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HN엔터는 이번 간편결제사업 진출과 관련한 마케팅비용 등으로 총 1500억원을 책정했다.

네이버 역시 원클릭 결제 기능을 장착한 ‘네이버 페이’를 오는 6월 정식으로 진출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금융권 10곳과 제휴를 맺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네이버 페이는 기존 신용 카드 결제 시 SMS 인증 등의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하고, 결제 비밀번호, 지문인식, 무인증(원클릭) 결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간편한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은행계좌 결제 역시 이용자들은 최초 계좌정보를 등록한 이후, 결제 비밀번호나 지문 인증만으로 은행계좌를 통한 간편결제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국내 주요 은행 및 카드사 등 모두 10곳과 제휴를 맺고, 정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현재 참여를 확정한 카드사는 KB국민카드, 비씨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등 모두 5곳이다. 또 국민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 5곳도 긍정적으로 제휴를 추진 중에 있다. 이후 네이버 페이는 지속적으로 금융사와의 제휴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운명인지 세 사람은 한 때 한 곳에 몸 담을 정도로 끈끈한 정을 나눈 시절도 있다.

세 사람 모두 서울대를 나와 2000년 NHN에서 뭉쳤다. 이 의장과 김 의장은 서울대 공대 86학번 대학 동기이자 1992년 삼성SDS 입사 동기이다. 지난 1998년 먼저 퇴사한 김 의장은 NHN엔터테인먼트의 전신인 한게임을 설립했고, 이 의장은 이듬해 회사를 나와 현재의 네이버인 네이버컴을 세웠다.

이해진 의장과 이준호 이장도 서울대와 카이스트 선후배 사이로 가까운 관계이다. 두 사람은 이준호 의장이 숭실대 교수 재직 당시인 2000년 서치솔루션이란 회사를 창업할 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이후 지난 2007년 네이버컴이 한게임, 서치솔루션과 합병한 뒤 이준호 의장은 NHN에서 CTO 등으로 일하면서 이해진 의장을 곁에서 챙겼다. NHN은 서치솔루션에서 개발한 검색엔진 넥서치를 네이버의 검색엔진으로 채용했다. 그러다 2013년 8월 NHN이 네이버와 한게임을 인적 분할하면서 각자 길을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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