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지난 2007년 애플 아이폰이 최초로 출시되기 1년 전부터 아이폰 암호화 해킹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독립매체 ‘인터셉트’는 CIA의 후원으로 진행된 비공개 정보기술(IT) 개발자회의 ‘트러스티드 컴퓨팅 베이스 잼버리’에 관한 기록들을 인용하면서 CIA가 2006년부터 아이폰의 암호체계를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해왔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터셉트가 인용한 문서들을 보면 개발자회의 참석자들은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이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에게 제공하는 제작도구 ‘X코드’의 해적판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앱을 만들면 앱을 통해 오가는 개인정보는 물론 앱이 설치된 아이폰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빼돌릴 수 있다. CIA의 후원을 받은 개발자들은 또 아이폰의 운영체제 ‘OS X’의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수정해 원하는 악성코드를 설치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다. 다만, 해적판 앱 제작도구나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실제로 얼마나 많이 사용됐는지 역시 문서에는 수록돼 있지 않았다.
인터셉트의 이번 공개는 CIA를 비롯한 미국 정보기관들이 애플이나 구글 같은 IT 회사들의 정보 암호화 기술 제공에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출해 온 가운데 게재된 만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제임스 코미 국장은 지난해 10월 CBS 방송에 출연해 “납치나 테러와 관련돼 있다고 의심돼 영장을 발부받았는데도 스마트폰을 열지 못한다는 것은 과도한 일”이라며 IT기업들의 암호화 기술 제공을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