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일본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겔 독일 총리가 일본 아베 정권에 우회적으로 과거사 직시를 요구했다.
9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는 도쿄 도내에서 진행된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 받은 ‘일본이 역사문제를 둘러싼 중국, 한국과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독일은 과거와 제대로 마주했고 주변국의 관용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는 독일이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등 과거의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고 사죄함으로써 프랑스, 폴란드 등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메르켈 총리는 일본이 해야 할 바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일본 정부에 과거사 청산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한·중·일 간의 긴장이 지속되는 것에 대해서 메르켈 총리는 “중요한 것은 평화적 해법을 찾으려는 시도”라며 동아시아에서도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고 평화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의 테러를 대처하는데 독일과 일본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독일 총리는 독일이 탈원전 정책을 채택한 배경을 설명하고 일본·인도·브라질 등과 협력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메르켈 총리는 오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적극적 평화주의’를 정권의 외교·안보 이념으로 내세운 만큼 정상회담 때 같은 패전국인 두 나라가 전후 70년간 세계와 지역의 평화·안정에 이바지해 온 사실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