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과장급 사무직에 이어 서무직 여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자 다음은 차장, 부장급이 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1월 사무직 과장급 15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할 당시 사내에서 ‘2차 및 3차 구조조정안’이라는 문건이 돌았다. 문건에는 과장급 사무직에 이어 서무직 여사원, 14년차 이상의 차장, 부장급 순으로 인력을 조정할 것이란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사측은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괴문서’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달 들어 사무직 여사원의 희망퇴직이 실시되자 당시 문건이 사실에 기반한 내용이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과 이달에는 부장 이상의 관리자급이 과장과 여사원의 퇴직을 종용하겠지만 다음은 그들이 구조조정 대상이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3차 구조조정이 노조의 주장대로 진행되면 차ㆍ부장급 1000여명 중 500명 이상이 사실상의 정리해고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모두 5000여명의 인력을 줄일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과장급 사무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에서 모두 1000여명의 인력을 줄였다. 이달 진행되는 여사원 희망퇴직 대상자는 600여명이다. 이어 3차 구조조정에는 현대중공업의 홍보실을 비롯 사무직 관리자급이 대거 구조조정 대상에 올라 총 구조조정 계획안을 채울 것이란 관측이다.
사무직의 잇단 구조조정이 진행되자 생산직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사무직에 이어 회사의 생산직이 맡고 있는 주요 업무를 아웃소싱해 사실상의 생산직 감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번 여사원의 희망퇴직 실시에 강하게 반발하며 “절대 응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1월 현대중공업의 희망퇴직을 통해 회사를 나온 한 관계자는 “관리직 차ㆍ부장급은 회사의 퇴직 권고를 거부하기 힘들 것“이라며 “사측이 공식적인 정리해고 과정 없이 인력을 줄여나가면 큰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