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직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 수난시대를 겪던 해외 주식형 펀드에 5년 8개월 만에 자금이 들어왔다. 최근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 호조에 따른 기대감이 대폭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 주식형 펀드 유형으로 총 224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월간 기준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된 것은 지난 2009년 6월 이후 처음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2009년 7월부터 올 1월까지 지속적으로 순유출 행진을 이어 왔다.
2007년 당시 ‘차이나 투자 붐’과 ‘브릭스 열풍’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독차지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일부 펀드들이 깡통 펀드로 전락하는 등 손실이 커지면서 해외 펀드의 수난시대가 이어졌다.
이처럼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한 해외 펀드가 올초부터 중국 펀드를 필두로 유럽 펀드 등에 속속 신규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면서 투자자의 관심도 되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펀드는 최근 후강퉁(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시행 등으로 중국 본토 증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유럽 펀드는 연초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 완화 발표 및 그렉시트 우려가 다소 진정된 데다 상대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아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펀드 역시 엔저 효과에 힘입어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1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수익률이나 성과면에서 호조세다.
NH투자증권 유동완 포트폴리오솔루션부 연구원은 “국내 펀드 투자자들의 해외펀드 투자 동향을 보면 최근 중국 본토 펀드 위주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미국은 견조한 편”이라면서 “전 세계적 글로벌 자금 흐름 측면에선 유럽 시장으로 신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데, 아직 국내에선 일부 유럽 펀드로만 쏠림 현상이 집중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