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아모레퍼시픽, '순효과'와 '역효과'는

입력 2015-03-0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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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황제주’(저유동성∙고가대형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이 주가 액면분할을 결정한 가운데 이번 결정이 어떤 효과를 낳을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과에 따라 액면분할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들의 향후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 회사와 아모레퍼시픽이 각각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상장 주식의 액면 분할 안건을 결의했다고 3일 공시했다. 분할 대상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보통주∙우선주다. 모두 현재 액면가 5000원의 10분의 1인 500원으로 분할할 계획이다.

시장의 관심은 액면분할에 따른 효과다. 시장에서 액면분할이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 효과는 ‘액면분할→유통 주식수 증가→투자자의 접근성 제고→기업 시가총액 상승’으로 정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00만원짜리 주식이 600만원이 되긴 어렵지만 30만원짜리 주식이 60만원이 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는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월 한국거래소의 설명회 이후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이 회사의 주가는 상승곡선을 그렸다. 시장에서는 액면분할 이슈가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재료로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액면분할이 결정된 이날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시장의 기대감을 읽어내기 어려운 흐름을 보였다. 장초반 전일대비 하락세를 보이며 270만원대였던 주가는 오전 11시 액면분할 공시 이후 불과 7분만에 수직급등, 308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내 빠른 조정을 거치며 오후 2~3시에는 전날 수준인 280만원대 중반에서 횡보하다가 286만원에서 마감했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아모레퍼시픽의 주가흐름이 몇 시간 내에 급변동한 것을 보면 액면분할 이슈에 시장이 너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액면분할 이벤트 자체보다는 실적흐름을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애매한 주가흐름에 액면분할의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 액면분할은 주가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 개인투자자들의 시장참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이 늘어난 유동성을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 못하는 경우 많아진 유통물량이 주가상승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주권발행비용을 늘려 기업의 영업외비용을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단일순 한국거래소(KRX) 시장서비스팀장은 단기적인 주가변동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긴 호흡으로 액면분할의 효과를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단 팀장은 “실적이 동반된다는 전제 하에서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이후 해당 종목에서 개인의 주식수요가 얼마나 늘었는지, 시가총액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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