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주총] “소액주주, 전자투표 적극 참여해야 배당·부적절한 임원 선임 문제 해결”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 인터뷰

“주주는 전자투표를 독려 받을 필요도 있고, 정보를 제공 받을 권리도 있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3일 “전자투표가 과연 잘 될 것인가를 이야기하기 전에 잘 되도록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가 일반 주주들의 전자투표 참여를 강조하는 것은 전자투표제의 참여 여부에 따라 3년간 유예된 섀도보팅제 폐지의 향방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만약 전자투표제 참여율이 저조하다면 결국 3년 후 섀도보팅제 폐지를 무산시키려는 목소리의 정당성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그렇게 되지 않게 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즉 섀도보팅제 폐지를 두고 일각에서 “소액주주의 참여 저조로 주주총회가 무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논리로 폐지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예기간 동안 실제 일반 주주 참여율이 낮다면 섀도보팅제 폐지 반대의 근거를 하나 더 만들어줄 뿐이라는 설명이다.

송 연구원은 전자투표제가 제대로 정착할지 여부는 현재로선 예측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회사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후 형식적인 절차만 거치고 일반 소액 주주들의 실질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주총에 문제가 있는 안건이 지금처럼 그냥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며 “배당, 부적절한 임원 선임 등의 문제를 여전히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가 전자투표를 도입한 기업에 한해 섀도보팅 폐지를 늦춰주겠다고 하면서 섀도보팅제를 지속하려는 기업들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들이 유예기간 동안 주주의 실질적 참여를 도외시한 채 섀도보팅제를 지속하려고만 한다면 전자투표제는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전자투표제 정착을 위해서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외국에서는 언론이 자본시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며 “시장 자체(인프라)와 회사, 투자자 이외에 제4의 플레이어로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에 상당한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 언론이 나서 전자투표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면 영향이 있을 것이고, 회사가 그것을 변화시킬 여지가 있다”며 “전자투표제라는 제도는 인프라일 뿐이며, 인프라를 넘어선 성장은 시장 조성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송 연구원은 전자투표의 성공 여부는 전자투표를 독려하는 측과 일반 주주의 관심 사이의 ‘상호 관련성’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상호 관련성에 따라 전자투표에 일반 주주들이 얼마나 실질적으로 참여하느냐가 결정될 것이고 그 사이에서 각 기관, 언론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 주주 제안에 대해선 “주주들의 본질적인 권한”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주주는 투자한 자본에 대해 이자를 받는 것도 아니고 채권자처럼 파산법에 의해 보호받는 것도 아니다”며 “그렇기 때문에 경영에 참여할 만한 권한을 주는 것이 의결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주들이 주총에서 안건을 올리는 것은 이사회와 경영진이라는 점에서 의결권만 행사한다면 주주들의 권리가 본질적으로 보장될 수 없기 때문에 직접 안건을 올릴 수 있는 권리를 줄 수 있는 것이 주주제안”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송 연구원은 현재 인정되는 주주제안의 권한과 범위에 심각한 제한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과 비교해서는 주주제안을 할 수 있는 주주도 현저히 적을 뿐 아니라 범위도 주총결의 사항으로 제한돼 있다”며 “미국은 가령 정치자금 공개 공시 등 주총 결의사항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사안을 주주제안으로 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한 안건 이외에 기후변화, 인권, 다양성, 지속가능성보고 등 다양한 종류의 주주제안이 제기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주주가 감사 선임건 등의 내용으로 주주제안을 할 경우 회사 측이 정관 등을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해 주주제안 안건의 상정을 막거나 그 효과를 약화시키는 경우가 있는 등 주주 권리보호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