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부터 학과제를 폐지하는 중앙대가 극심한 학내 반발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중앙대는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대학에 입학하는 2016학년도부터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뽑는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을 26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존 ‘학과’는 ‘전공’으로 모두 전환된다. 국어국문학과가 국어국문전공으로 바뀌는 식이다.
2016학년도 신입생들은 2학년 1학기까지 단과대학별 전공기초 과목과 교양과목을 이수한 후 2학년 2학기에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중앙대 교수들은 이같은 개편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결정이 학교 측의 일방적인 ‘밀실 개편’이란 것이다.
중앙대 교수협의회 측은 교무위원회에서 독단적으로 논의한 구조조정 방안을 보류하고 전체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학 평의원회와 교수협의회 전·현직 회장 6명으로 구성된 ‘대학구조조정에 대한 교수 대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학교의 일방적이고 비합리적인 구조조정 추진이 도를 넘고 있다”며 “학생들을 실험용 쥐로 삼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특히 학교 측이 이번 방안을 강행할 경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발표 당일 오전에 열린 전체교수회의에서 개편안을 처음 공개했다. 비대위는 전체교수회의 전 참석자 420명을 대상으로 개편안을 재논의할지 긴급 설문조사했고, 그 결과 87.8%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위 김누리 위원장(독문학과 교수)은 “이번 개편안은 절차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문제가 많은 학문적 쿠데타”라며 “기업이 대학을 소유했을 때 학문을 어떻게 황폐화 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결정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