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고 했던가. 25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바르셀로나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는 이와 꼭 맞아 떨어지는 장면이 나왔다.
원정에 나선 바르셀로나는 2-1로 앞선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 기회를 맞았다. 리오넬 메시가 드리블 돌파로 사발레타의 반칙을 유도한 것. 팀의 '믿을맨' 메시가 직접 키커로 나섰지만 조 하트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골문에서 11m 떨어진 페널티킥 지점에서 볼을 찼을 때 골라인까지 도착하는 시간은 0.4~0.5초. 방향만 맞으면 페널티킥 성공률은 100%라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이론일 뿐 실제로는 메시의 경우처럼 세계적인 선수도 페널티킥 실축으로 얼굴을 감싸쥔다. 1994년 미국 월드컵 결승에서 페널티킥을 허공으로 찬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바조, 유로 2004 조별리그 프랑스전에서 실축한 데이비드 베컴 등 굴욕의 예는 많다.
부담감 때문이다. 차범근은 과거 분데스리가 활동 당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살 떨려서 못찬다”고 말했다.
이 ‘11m 외나무 대결’의 부담감을 덜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생각의 단순화를 강조한다.
윤영길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심리학과 교수는 “페널티킥 상황에서 ‘변수’를 단순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페널티킥 과정을 하나의 유닛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공을 놓고 내가 찰 지점을 보고 다시 골키퍼를 보고 공을 보고난 후 달려가서 차는 것 까지가 하나의 유닛인데 이 안에 어디로 찰지까지 결정해서 킥을 차야한다.”고 말했다.
페널티킥 성공경험도 중요하다. 윤 교수는 “아무래도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많이 쌓는다면 자신감이 붙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