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7000억원 규모의 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 구축사업에 이동통신3사를 비롯한 해외 각국 장비업체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며 한 판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2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재난망 공청회를 개최하고, 재난망 사업의 밑그림을 제시했다. 사업 수주를 위한 다툼이 본격화한 것이다.
국민안전처가 LG CNS가 제출한 정보화전략계획(ISP)을 바탕으로 밝힌 밑그림을 보면, 3월에 시범사업 발주를 하고, 5월초께 시범사업자 선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용은 1조6969억원으로 책정됐는데, 2017년까지 PS-LTE 기술방식의 전국 단일망 구축에 9241억원이, 10년간의 운영비로는 7728억원이 책정됐다.
이에 따라 이통사, 단말기업체, 장비업체들이 시연회를 연이어 개최하며 자사 기술을 한껏 과시하고 나섰다.
이날 LG유플러스는 별도의 단말기를 제작할 필요 없이 소프트웨어만 업그레이드하면 누구나 재난 현장에서 실시간 생방송을 하고 이를 관제센터에서 제어할 수 있는 ‘LTE VNC(Video Network Control)’ 시스템을 선보였다.
앞서 SK텔레콤 역시 재난망 주파수로 사용될 700MHz에 최적화된 재난망 설계와 운용기술을 확보했다며 시연회를 진행한 바 있다.
재난망 사업자 선정 기한이 4월까지 미뤄지며 KT도 공공발주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된 만큼 조만간 재난망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들의 경쟁은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 올라있다. 지난해 12월 노키아가 PS-LTE방식의 재난망 시연을 시작으로 에릭슨, 알카텔루슨트, 화웨이 등이 연이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들은 자사만의 특장점을 내세운 기술 시연과 함께 재난망 사업 참여 경험을 내세우며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려 애를 썼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2020년을 전후로 전국을 단위로 한 재난망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 자사의 기술을 검증하려 들 것”이라며 “다음달 사전규격 공고가 나오게 되면 통신사-제조사-장비업체 간의 합종연횡을 통한 물밑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