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세계 6위의 면세점 기업인 ‘월드듀티프리’(이하 WDF)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설 연휴 기간 예상을 깨고 KT렌탈 인수전에서 1조원 이상의 액수를 써내면서 우선협상자에 선정된 뒤 해외에서 4조원 규모의 면세점 인수에 나서면서 M&A를 통한 신동빈식 영토 확장이 더 탄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최근 신동빈 회장은 3~4조원 규모의 WDF 인수를 재가하고 실무팀이 PwC 등을 주관사로 지난 주말께 WDF 이사회에 인수의향(NBO)을 전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WDF 인수는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가 WDF 인수에 성공하면 단숨에 세계 면세점 시장 2위에 오를 수 있다. 롯데면세점이 올해 2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WDF는 전세계 21개국에서 533개 면세점을 운영 중이고 시장점유율은 6.98%에 달한다. 현재 세계 5위인 롯데면세점(점유율 7.55%)이 WDF를 인수하면 점유율이 14.53%로 뛰어오른다. 1위인 스위스 듀프리(점유율 15.86%)를 바짝 뒤쫓게 되는 셈이다.
한편 이번 인수전에는 롯데 이외에 스위스 면세점 기업 듀프리와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KKR이 WDF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수전은 WDF의 최대주주인 이탈리아 ‘에디지오네’'는 경영권 지분 50.1%를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상장사인 WDF의 시가총액은 2조원 가량이다. 하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실제 거래 규모는 3~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M&A 업계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