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19일 설을 맞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전두환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 등을 잇따라 예방했다. 이 총리가 영·호남, 충청권에 정치적 기반을 둔 국가 원로들을 찾은 것은 지역화합과 국민통합에 대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가장 먼저 이날 오전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으로 이 여사 사저를 방문해 취임 인사를 하고 남북관계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총리는 “작년에 북한 방문을 준비하시다가 건강 때문에 연기하셨는데 올해 방문하시면 행정적 절차를 잘 해서 차질없이 준비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여사는 “5월 쯤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그때(김대중 전 대통령 임기 중) 여러가지로 남북관계의 초석을 깔아주신 덕분에 그후로 (남북관계가) 많이 발전됐는데 요새 경직된거 같아 걱정”이라고 말하자 이 여사는 “아무쪼록 북한과의 관계가 화해와 협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또 “말씀 명심해서 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박근혜 정부 하에서도 노력하겠다”면서 “5월에 가시면 많은 역할을 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이어 연희동의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와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자택을 잇따라 방문해 국정 상황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
전 전 대통령은 이 총리를 맞이하면서 “대통령을 잘 보필하셔서 빨리 통일이 조기에 될 수 있도록 총리가 노력을 많이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국력적으로 여러 가지로 안 좋았지만 지금은 옛날하고 많이 다르니까 총리가 잘 하셔서 통일을 우리가 주도가 돼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총리는 “대통령께서 통일할 수 있는 기반을 구상을 하시고 있다”고 했고 전 전 대통령은 “대통령도 대통령이지만 총리가 장관들 똑똑한 분들 모시고 해야 되는데 훌륭한 총리가 오셔서 희망이 아주 크다”고 말했다.
뒤이어 이 총리는 신당동 김 전 총리의 사저를 방문하고 김 전 총리에게 큰 절을 올렸다. 김 전 총리는 “소신껏 국가에 봉사할 기회가 주어졌다”면서 “총리가 일인지하에 만인지상으로 큰 긍지와 책임이 같이 온다. 보좌하는 분들은 잘 보좌하고 총리는 대통령 잘 보좌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총리는 “대통령을 잘 보좌해서 하겠다”고 답했다.
김 전 총리는 또 “아무래도 여성이라 생각하는 게 섬세하다. 절대로 거기에 저촉되는 말을 먼저 하지 말고 선행시키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 총리는 2013년말 김 전 총리를 기념하는 ‘운정회’ 창립을 주도하기도 해 이번 만남에 특히 관심이 모아졌다. 김 전 총리는 이 총리 지명 직후 전화를 걸어와 격려하기도 했으며, 이후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총리는 오후에는 서울 가락동 국립경찰병원과 둔촌동 중앙보훈병원을 위문 방문할 예정이다. 연휴 기간 동안엔 국정현안을 챙기고 민생현장을 찾고 오는 25일로 예정된 국회 대정부 질문을 준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