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 높은 왕눈이 안경, 붉게 물든 양쪽 볼, 툭하면 터지는 눈물. 배우 강예원은 외모부터 성격까지 ‘개구리 왕눈이’만화캐릭터 ‘아로미’ 그 자체였다. 치열하게 군생활에 임하는 멤버들 사이에서 엉뚱하고 순진무구한 강예원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신선한 재미로 다가왔다. 그는 단연코 ‘진짜 사나이-여군특집2’의 히로인이다. 실제 만난 강예원은 ‘진짜 사나이’ 속 모습처럼 귀엽고 순수했다.
“저는 군대에서 바느질이 가장 힘들었어요. 눈은 안 보이는데 그렇다고 남한테 실을 껴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었어요. 실조차 못 꿰는 자신을 보면서 너무 한심하고 죄송스러웠어요. 방송 보면서도 그 때가 생각나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강예원은 군대에서 참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의 눈물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콘셉트 아니냐’, ‘너무 울어서 지겹다’라며 안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제 동생이 해병대를 나왔는데 방송을 보고 ‘저럴줄 알았다. 또울어’라고 말하면서 웃더라고요. 어떤 분들은 콘셉트 잘 잡았다고 하시는데 할머니 안경쓰고 빨간 볼을 드러내면서 울고 싶은 여자가 어딨겠어요. 소통이 안 되서 답답하고 남들한테 피해만 주는 암덩어리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눈물 밖에 안 나왔어요. 저도 제 눈물샘을 막고 싶었어요.”
극한 상황에서 서로를 의지했던 것 만큼 멤버들은 서로에게 정이 많이 들었다. 강예원은 방송이 끝난 후에도 멤버들과 벌써 4번째 만남을 가졌다. 그는 아직도 당시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 듯 멤버들 얘기가 나오자 눈가가 촉촉해졌다.
“안에서는 (윤)보미와 (박)하선이가 가장 의지가 됐어요. 화생방은 하선이 아니었으면 못 견뎠을거에요. 보미는 마음이 약하고 겁도 엄청 많고 저랑 성격이 비슷해요. 그래서 그런지 제 감정을 다 이해해주더고요. 그 때의 고마움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5일 뿐이었지만 군대를 다녀온 후 강예원은 자신에게 생긴 변화를 느끼고 있었다.
“좀 더 편안하게 연기하고 싶어졌어요. 예전에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져야 겠다’라는게 압박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창피할 것도 없고. 누구를 만나도 콤플렉스를 다 드러내니 화면이 편해요. 모든걸 놓게 되니까 각잡고 두려워했던 마음이 유연해졌어요.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인정하게 된 것. 그게 가장 큰 변화같아요.”
‘진짜 사나이-여군특집’프로그램 자체가 반응이 너무 뜨거워 앞으로는 감당할 자신이 없어 출연제의가 와도 응하지 못할 것 같다는 강예원은 웃으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