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오른 허창수 號, 3기 체제 과제는?

입력 2015-02-1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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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전경련)
허창수 GS그룹 회장<사진>이 10일 제35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3기 체제를 열었다.

전경련은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타워에서 제54회 정기총회를 열고 허 회장을 35대 회장으로 재선임했다. 이로써 2011년 2월 조석래 효성 회장의 뒤를 이어 2년씩 두 차례 전경련을 이끌어온 허 회장은 향후 2년간 세 번째 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애초 허 회장은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허 회장은 지난달 30일 전경련 이사회를 마치고 나서 “할 생각이 없는데 주변에서 자꾸 물어보니까…”라고 말하며 고사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재계 원로들을 포함한 회장단에서 재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아 전달하자 지난 5일 수락을 결정했다.

차기 회장 출마 의사를 밝힌 재계 인사가 딱히 나타나지 않아 마땅한 대안이 없는 가운데 허 회장은 그간 재계 현안을 두루 챙기는 등 회원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무난하게 전경련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재추대가 유력시돼왔다.

허 회장은 이날 취임 일성으로 “앞으로 2년 임기 동안 미래 성장동력의 발굴과 육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며 “기업가 정신에 창조적 혁신을 더해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 기술 개발과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기풍을 되살려 구조적 장기불황의 우려를 털어내고 내수 회복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쇄신을 통해 전경련을 이전과 같은 위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도 비친다.

문제는 전경련이 처한 현실과 허 회장 체제 2기까지 전경련이 걸어왔던 길을 고려하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전경련은 21명의 회장단 가운데 절반 가까이 사실상 유고 상태에 있다. 이미 부회장직에서 사퇴한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 2명의 공석이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은 사법처리 대상, 건강상 이유, 회사 위기상황, 개인적 판단 등에 따라 회장단 활동이 어렵다.

이에 전경련은 2013년 11월 사업 및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50대 그룹의 총수로 회장단의 외연을 넓히기로 하고서 영입작업을 벌였으나 성과를 보지 못했다. 올해 총회 역시 회장단 영입 후보로 거론됐던 이중근 부영 회장,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등이 모두 고사하고 이장한 종근당 회장 1명 영입에 그쳐 전경련 회장단은 기존 21명에서 20명으로 줄어들게 됐다.

대기업 위주의 회원사 외연을 중견·벤처기업이나 서비스업·엔터테인먼트업으로 확장시켜 현재까지 100여개의 회원사를 늘렸으나 수뇌부에 별다른 변화는 없다. 여기에 참석률이 극히 저조했던 회장단 회의는 아예 비공개로 바뀌어 개회 여부를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가경제 현안에 대해 재계의 견해를 밝히는 자리이기도 했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회장단 회의는 ‘총수들의 소규모 친목 모임’으로 전락했다.

대외 여건도 만만치 않다. 복지정책 세원 마련을 위해 법인세 인상에 대한 여론의 비등하고 있다. 또 최근 시행된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비롯해 ‘땅콩 회항’ 사건 등을 계기로 반기업 정서가 확산하면서 국민이 기업들에 대해 느끼는 상실감과 반감을 치유하고 기업인들의 사기를 끌어올릴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서로 떠맡기를 고사하던 전경련 수장을 연임한 상황에서 (허 회장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취임사에서 밝힌 것을 실천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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