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는 3월 마감하는 2014 회계연도에 일본 상장기업들의 경상이익이 금융위기 이전 사상 최대였던 2007년도 실적을 능가할 것이라고 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5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들의 경상이익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22조2600억엔(약 207조원)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70%의 상장사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앞으로 발표할 기업의 실적까지 포함하면 전체 상장사의 경상이익 증가율은 3%로 추정된다. 금액으로 치면 30조5900억엔 정도로, 이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2000억엔 웃도는 것이다.
신문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약세로 인해 석유와 상사 등에서 1조엔 가량의 이익이 줄었지만 엔화 약세의 수혜를 입은 자동차와 전자 등 수출기업들이 이를 벌충해 전체 경상이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2014 회계연도의 평균 엔화 값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5엔 가량 더 높았다. 그럼에도 경상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낸 것은 기업들이 엔화 강세에 대응하는 능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일본 기업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의 체질 개선에 총력을 기울였다.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도요타자동차는 “체질 개선을 통해 경영 기반을 다져왔다”고 밝혔다. 후지중공업은 경차 생산을 접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대형차에 주력하며 구조 개혁에 힘써왔다. 히타치제작소는 가격 경쟁이 치열한 가전사업을 축소하고 중국의 승강기 등 인프라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했다. 미쓰비시 전기는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에 대응해 전용 생산 라인을 자동화하는데 주력했다.
유통업계도 엔화 약세를 틈 탄 외국인 관광객 증가 덕을 톡톡히 봤다.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는 소비세율 인상 후 매출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에 힘입어 내수 부진을 극복했다.
다만 국제유가가 장기간 하락하면서 관련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유업계와 상사업계가 그렇다. 스미토모, 미쓰이, 미쓰비시, 이토추 등 4대 상사는 총 2500억엔 가량의 손실을 기록했다. 정유사인 JX홀딩스는 비축해뒀던 원유 재고 평가 손실이 4320억엔 발생했다.
기업들의 실적 호조 덕분에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어 디플레이션 해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