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핑크가 꿈꾸던 ‘PINK PARADISE’(핑크 파라다이스)가 결국 현실이 됐다.
데뷔 4년 만에 첫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 에이핑크.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면 단독 콘서트를 열겠다는 에이핑크의 ‘꿈같은 소원’이 이뤄졌다. 에이핑크의 꿈이 현실로 된 것은 팬들의 힘 덕분이었다. 에이핑크는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고, 거듭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그 마음은 고스란히 공연에 묻어났다. 여섯 요정이 펼치는 '핑크 파라다이스'는 유쾌했다. 때로는 진한 감동도 줬다.
에이핑크는 30일 오후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내 올림픽홀에서 ‘핑크 파라다이스’라는 타이틀로 단독 공연을 개최했다. 에이핑크의 ‘A’를 나타내는 돌출 무대에서 쉼 없이 뛰어다녔다. 100분 동안 24곡을 부른 에이핑크는 3000여 관객들에게 지루할 틈도 주지 않았다. 신명나는 음악으로 분위기를 띄웠고, 리믹스한 곡으로 클럽 분위기를 연출했다. '걸그룹은 실력이 별로다'라는 대중들의 편견을 에이핑크가 노래와 춤으로 여지 없이 깨뜨렸다.
에이핑크의 공연은 정각에 시작됐다. 환하던 무대가 갑자기 암전된 상황, 팬들의 함성은 침묵으로 바뀌었다. 이윽고 핀 조명이 무대를 비추자, 커튼 사이로 여성의 섹시한 보디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에이핑크를 소개하는 영상이 나오자 관객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양쪽 스크린에 표시된 카운트다운, 관객들은 10부터 1까지 거꾸로 외치며 에이핑크의 등장을 반겼다.
'여신'같은 순백의 의상을 입고 나온 에이핑크는 데뷔곡 ‘몰라요’를 첫 곡으로 꼽았다. 이어 ‘Good Morning Baby’‘Mr.Chu’를 부르며 공연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에이핑크는 특색 있는 멘트로 자신을 소개했다.
그룹의 핵(심)을 담당한다는 하영, 톡톡 튀는 스파클링 같은 존재 보미,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초롱, 타고난 옥소리로 메인보컬을 맡고 있다는 은지, 그룹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는 나은, 미워할 수 없는 매력 덩어리 남주. 이들은 사전에 정했던 멘트와 다르다며 서로를 구박했다. 에이핑크의 수다에 관객들은 즐거워했다.
윤보미는 “여러분 덕분에 단독 콘서트를 열게 됐다. 1월 달에는 노래, 춤 연습으로 정신없이 바빴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객석을 가득 채울 수 있을까 고민도 했다”고 말했다. 정은지는 “2시간 동안 우리 모두 같은 추억을 나눠가지는 것이니까 후회 없이 좋은 시간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도 뼈가 부서지도록 열심히 해 보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분위기를 바꾼 에이핑크는 ‘So Long’을 부를 때는 남성 댄서와 호흡을 맞췄고, ‘Secret’을 부를 때는 스탠드 마이크에 의지한 채 섹시한 매력을 뽐냈다.
이 외에도 ‘My My’‘It Girl’‘Hush’ 등 대중들에게 익숙한 노래를 불렀다. 관객들은 에이핑크의 움직임에 시선을 고정했고, 굵은 목소리로 매번 ‘에이핑크’를 연호했다.
멤버들의 솔로 무대도 볼 만 했다. 박초롱은 크리스 브라운의 ‘엑스’를 개별 무대로 선택했다. 하얀색 시스루 의상을 입은 박초롱의 파격적인 안무에 모두가 놀랐다.
손나은과 오하영은 씨스타19의 ‘있다 없으니까’를 완벽히 소화했다. 두 사람은 효린과 보라가 실제로 사용했던 의자까지 빌려와, 애정을 드러냈다. 남주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Dirty’(더티)를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윤보미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Problem’(프로블럼)을 부르며 자신만의 매력을 어필했다. 윤보미는 핑크색 핫팬츠 의상을 입고 '쇼걸'처럼 섹시한 무대를 꾸몄다. 탁월한 가창력을 자랑하는 정은지는 비욘세의 ‘Listen’(리슨)을 무난하게 소화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후 DJ의 리믹스 곡이 연주됐다. 공연장은 순식간에 클럽으로 변했다. 에이핑크는 이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부비부’‘난 니가 필요해’‘천사가 아냐’ 등을 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모두가 웃고 즐기는 사이에 에이핑크의 공연은 막바지에 치달았고, 'LUV'U YOU''하늘 높이'를 앵콜곡으로 부르며 팬들과의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한편, 에이핑크는 31일 한 차례 더 같은 장소에서 공연한 후, 두 번째 'Mr.Chu' 일본 싱글 앨범 발매를 준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