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논란에 따라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던 10월에 이상 급등세를 보이던 주택시장이 여전히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지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정부가 공공주택과 민간주택의 분양가 인하를 천명한 11.3 대책 발표 이후 매수세가 눈에 띠게 줄고 있다.
이같은 매수세의 급랭은 정부의 분양가 인하 공급대책 발표에 따라 전세에서 매입으로 입장을 선회한 실수요자들이 머뭇거리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최근 나타나는 집값 상승세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전형적인 부동산 버블'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어 정부의 추가 조치에 따라 이같은 매수세 냉각은 확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매수세 수요 급랭 현상은 강북지역에서 우선 나타났다.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9월 한달간은 잠잠하다 10월 들어 매수세가 몰리며 매도 호가가 올라가고 있다"라며 "하지만 지난 주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와 분양가 인하 대책 등을 담은 11.3대책이 나온 뒤 매수문의는 눈에 띠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9월 이후 두 달 간 1억~1억2000만원이 오른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아파트도 최근 들어 매수세가 사라지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의 이야기다.
지난 2003년 10.29대책 이후 약 3년 간 동결 상태를 보였던 이 아파트는 고분양가 논란이 벌어지자 재건축 기대 심리가 나타나면서 단 두달 새 50%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성산시영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 파주시가 평당 1300만원 선에 분양가가 책정되자 2억2800만~2억5000만원 선이던 선경시영 22평형이 곧장 영향을 받아 현재 3억2000만~3억6500만원 선까지 급등했다"면서 "거품에 대한 우려로 10월 중순 이후 매수세가 점차 사라지다가 11.3 대책 후 부터는 시세 이하 호가 매물도 나오고 있다"고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매수세는 잦아들고 있지만 여전히 매도호가는 올라가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9월 13일 당시 평당 87만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도호가와 매수호가의 격차가 11월 들어 110만원까지 벌어졌다. 특히 매수, 매도호가 간의 격차가 큰 지역은 경기도 군포, 중동, 일산, 파주 지역과 서울 마포, 은평, 구로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집값은 하락기에는 무디게 반응하는 '하방경직성'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즉 정부의 11.3 대책이 실제로 실현되게까지는 매도 호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수목부동산 연구소 양은열 소장은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가 만연해있던 만큼 정부 대책의 11.3대책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정부가 밝힌 '싸고 양질의' 주택공급이 아직 윤곽도 잡히지 않은 만큼 당장 매도호가가 주저앉기를 기대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