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자회견엔 중기중앙회 수석부회장인 서 이사장을 비롯해 박성택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 박주봉 한국철강구조물협동조합 이사장, 윤여두 한국농기계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정규봉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5명이 참여했습니다. 김용구 전 중기중앙회장은 기자회견문 명단에만 이름을 올리고 실제 참석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김 회장을 비롯한 중기중앙회 사무국, 기협기술금융과 자회사 임직원들은 선거에 일체 개입하지 말아라달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른 바 '김기문 개입설'을 언급한 것입니다. 확실한 증거가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애매합니다. 기자회견에 나선 예비후보자들은 "정황은 있는데 증거는 없다"고 대답을 회피했습니다.
이에 자연스럽게 기자회견 명단에 들어있지 않은 예비후보자인 이재광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에 시선이 쏠렸습니다. 기자들의 질문도 비슷했습니다. 회견장에서 예비후보자들은 또 한 번 묘한 대답을 합니다. "이재광 후보가 왜 불참했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자칫 김 회장이 이재광 후보를 밀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발언입니다. 물론, 증거는 없고 예비후보자들의 말하는 정황만 있을 뿐이지만요.
이와 함께 선거로 민감했던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중기중앙회 이름으로 각 지역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중기중앙회 차원의 행사 자체가 회장 후보자 추천과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이유입니다.
중기중앙회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습니다. 중기중앙회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중기중앙회가 주최한 중소기업 송년 연찬회, 회장단 송년회, 워크샵 등의 행사는 선거와 관련없이 사업계획에 의한 연례 행사"라며 "다만, 일부 후보자가 제기한 공정성 문제를 고려해 오는 29~30일로 예정됐던 지역회장단협의회 행사는 무기한 연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을 보면, 중기중앙회장 선거가 정말 '진흙탕 싸움'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말 김 회장이 선거에 개입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벌써부터 예비후보자들끼리 편이 갈리고, 상호 비방에 나서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다만, 중기중앙회가 오해의 소지를 없앤다는 측면에서 지역회장단협의회 행사를 연기하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선 것은 바람직해 보입니다. 민감한 시기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일은 하지 않는 것이 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