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전 KB지주 회장이 지난 20일 제 3대 금융투자협회장으로 당선되면서 새삼 지난해 말 KB지주회장 인선에 참여한 고위급 인사들의 잇단 영전이 눈길을 모은다.
지난해 KB사태로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이 임기를 남기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KB지주 회장 인선이 금융권 최고 화제로 떠오른 바 있다. 당시 회장 인선에는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조준희 전 행장,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 하춘수 전 DGB금융지주 회장 등 내노라 하는 금융계 거물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가운데 최종 4파전 압축 명단(숏리스트)에는 김기홍 전 KB수석부행장,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 지동현 KB국민카드 부사장,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등이 포함됐고, 결국 윤 부사장이 회장 자리에 올랐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지주 회장 인선에 참여했던 고위 인사들의 영전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바로 금융관련 협회들이다.
실제 4파전 숏리스트에 들었던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은 지난해 11월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당초 4파전 숏리스트에 들지 못했지만 삼성증권, 투신 사장을 지낸후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 KB지주 회장을 역임한 황영기 전 회장 역시 20일 치러진 금투협회장 투표에서 50%가 넘는 득표율에 성공해 3대 회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금융투자협회는 여타 금융협회들과 달리 160개가 넘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신탁사 등 각 회원사들이 선거 당일 직접 투표를 해 선출하는 만큼,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 회장은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원사들이 현업에서 떠난 저를 택한 것은 결국 대외협상력에 대한 믿음과 기대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정부나 국회, 언론을 상대로 금융투자업계의 발전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밖에 KB지주 회장 숏리스트에 들었던 김기홍 전 KB수석부행장도 지난 12월 초 JB금융지주의 계열사인 JB자산운용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KB지주는 국내 금융시장을 대표하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인선에 포함됐다는 자체가 금융권 최고 전문가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비록 최종 인선에는 포함되지 못해도 다른 금융권에서 탐 내는 인재들이 경합을 벌인만큼, 최근 협회를 비롯 각 금융권 인사에서 두각을 보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