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양적완화, 일본처럼 ‘유동성 덫’에 걸릴 것”

입력 2015-01-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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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무리 돈 풀어도 지난해 11월 시중은행 대출 증가율 2.8% 불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블룸버그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22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국채 매입 등 대규모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ECB가 일본은행(BOJ)처럼 ‘유동성의 덫’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동성 덫’이란 미국의 대공황을 직접 경험한 경제학자 존 케인스가 붙인 표현으로, 아무리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어도 시중에 돌지 않아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경기 주체가 경기를 낙관하지 못해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지 않고, 은행은 대출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시장에 돈이 돌지 않게 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즈호자산운용의 이토 유스케 선임 펀드 매니저는 “우리가 유동성 함정에 걸렸다”면서 “(그럼에도 ECB가 양적완화를 통해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이 문제”라고 경고했다. 이토 매니저는 “시장에 많은 자금이 풀려도 은행이 쉽게 대출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양적완화 효과에 큰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즈호 자산운용도 이 때문에 평소 투자 기준과는 다르게 유럽 채권 투자 시 단기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곧 채권시장을 은행이 장기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로다 BOJ 총재는 지난 14일 인플레이션율 목표치가 달성될 때까지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BOJ가 인플레 목표치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소비세 인상 영향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BOJ 목표치(2%)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난 데다 같은 달 일본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도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이 지난해 10월 한 달에 사들이는 채권 규모를 사상 최대인 12조 엔으로 확대했음을 상기시켰다. 이처럼 유동성 투입을 대폭 확대했지만 일본 시중은행의 대출은 지난해 11월 연율로 2.8% 증가하는데 그쳐 2008년 기록인 4.1%에 크게 못 미쳤다.

BNP 파리바의 나카무라 나루키 채권 투자 책임자는“구로다가 인플레 기대감을 높이려고 애쓰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면서 “절대로 마술처럼 실현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디플레이션이 끝나고 다시 성장하도록 전체 그림을 당장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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