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온라인게임은 최근 이중고에 처해 있다. 점차 수출이 감소하고 있고, 내수시장에선 ‘리그오브레전드(LOL·이하 롤)’를 중심으로 한 외산 게임들로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어서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PC온라인게임 신작들을 잇따라 출시하며 부활을 꾀하고 있지만, 상황 개선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것이 외부의 시각이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컴퓨터서비스 수출액은 15억782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억1860만 달러 증가했다. 컴퓨터 서비스 수출은 게임 다운로드 대가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데이터 가공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특히 모바일 게임 수출이 크게 성장하며 전체 수출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PC온라인게임은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 그동안 국내 게임 수출은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2012년까지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다 2013년 2.9% 성장에 그쳤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PC온라인게임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감소했다. 또한 2013년 국내 전체 게임시장(9조7198억원)에서 5조4523억원의 매출을 일으킨 PC온라인게임의 비중은 56.1%로, 2011년 대비 약 20%포인트 급감해 격세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전체 게임업계 업황은 한국은행 통계치처럼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최근 모바일게임 수출이 선전하면서 일부가 전체를 끌고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PC온라인게임은 넥슨이 1996년 선보인 ‘바람의 나라’를 시작으로 국내 게임시장을 성장시켰던 주역이다. 하지만 개발 기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인만큼 한 번 실패하면 부담이 상당하다. 최근 PC온라인게임보다 모바일게임 출시로 게임업체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여기에 국내 PC온라인 게임시장도 라이엇게임즈의 롤과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 ‘스타크래프트2’,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외국업체들의 콘텐츠들로 쏠려있는 점도 국내 업체들로선 부담이다. 특히 롤은 최근 PC방 점유율에서도 30%대를 유지하며 부동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유저 충성도가 높다. 일례로 지난달 다음게임이 야심차게 출시한 PC온라인게임 ‘검은사막’도 PC방 점유율 2%대에도 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국내 게임업체들은 PC온라인게임에 대한 희망을 놓치 않고 있다. 주기가 짧고 개발이 손 쉬운 모바일게임에 비해 준비 기간과 비용은 많이 들지만 PC온라인게임이 갖는 콘텐츠 파워는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게임업체인 라이엇게임즈와 블리자드 등이 모바일게임이 아닌, PC온라인게임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임업계 퍼블리싱 관계자는 “일각에선 PC온라인게임이 죽었다는 성급한 전망도 내놓지만 여전히 유저층이 상당하다”며 “PC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비중을 적절히 조정하며 병행하는 업체들의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