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의 성장세에 밀려 좀처럼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던 온라인게임이 올해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국내 게임사들은 각각 새로운 대작 온라인게임을 출시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30여종 PC온라인게임 신작 출시 예고 = 지난해 국내 게임사가 선보인 온라인게임은 총 50여종으로, 이 중 재론칭 게임과 웹게임 등을 제외하면 20여종에 달한다. 하지만 성적표는 초라하다. 대다수의 게임이 초반 흥행세를 이어나가지 못했으며, 신작 온라인게임의 개발이 중단되는 등 초라한 한해를 보냈다.
이러한 성적에서 탈피하고자 게임사들은 올해를 반등의 기회로 보고 대작 게임을 잇따라 출시하거나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출시됐거나 예정 중인 작품은 최소 30종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최악의 한해를 보냈던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이 올해 성장세로 돌아설지 관심사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에 캐주얼 게임 ‘마스터X마스터’와 ‘리니지 이터널’을 선보인다. 엔씨소프트의 첫 캐주얼 게임인 ‘마스터X마스터’는 새로운 전투 방식인 ‘태그 시스템’을 도입해 하나가 아닌 두 개의 캐릭터를 사용해 플레이할 수 있다. 다양한 공격 스타일과 총탄을 피하는 간단한 조작을 통해 슈팅게임의 시원한 타격감과 컨트롤의 재미를 함께 구현했다.
지난해 ‘지스타 2014’에서 처음 시연 버전이 공개된 리니지 이터널은 리니지 세계관을 있는 MMORPG게임이다. 대규모로 진화된 전투 시스템을 도입해 몰입감을 높였으며 플레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스마트뷰, 주변 지형물을 활용하는 인터랙티브 오브젝트 등 대규모의 스케일을 자랑한다. 엔씨소프트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 구현, 개발 노하우 등을 총동원해 선보이는 만큼 업계와 유저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넥슨은 올해 신작을 무려 8종이나 선보인다. 그중 가장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은 단연 ‘메이플스토리2’다. 전작인 메이플스토리가 아직도 온라인 게임 톱10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인기작으로 후속작에 대한 유저의 기대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알파테스트에서 귀여운 디자인과 의상, 생활 콘텐츠, 미니게임 등을 통해 아기자기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메이플스토리2는 오는 21일부터 5일간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며 보완점을 수정해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민 FPS 서든어택의 후속작 ‘서든어택2’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알파테스트에서 기본적인 게임성을 검증받았으며 기본적인 전투에서의 호평을 바탕으로 올해 넥슨의 히든카드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넷마블게임즈도 액션 RPG ‘엘로아’와 AOS 신작 ‘파이러츠:트레저헌터’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넷마블은 13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두 신작의 설명과 함께 공개서비스 일자를 발표했다. ‘엘로아’는 오는 20일, ‘파이러츠:트레저헌터’는 2월 중 공개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엑스엘게임즈의 ‘문명 온라인’, 네오위즈게임즈의 ‘블레스’, 다음게임의 ‘검은사막’, 웹젠의 ‘루나:달빛 도적단’ 등 연내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PC온라인게임 터닝포인트 될까 =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 산업에 5년간 총 23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진흥책을 내놨다. 오는 2019년까지 게임 제작에 총 220억원, 모태 펀드를 통해 5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하며 게임산업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정부가 한동안 주춤하고 있는 게임산업에 다시 집중하면서 전문가들은 올해가 온라인 게임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다른 부처와 정치인들이 게임규제에 대해 아직 긍정적인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러한 진흥책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웹보드 게임 규제안이 시행되며 일부 게임사의 매출이 하락하는가 하면,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접속을 막는 셧다운제가 시행되고 있어 즉각적인 반등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한 ‘201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0.3% 감소한 9조7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소폭의 하락세지만 2008년 이후 매년 10% 이상씩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마이너스 수치가 주는 충격은 크다. 전문가들 역시 앞으로의 성장이 어렵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게임사들이 모바일로 이동했던 중심축을 PC로 돌리며 침체기의 온라인 게임시장 부활에 힘쓰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편승해 각국의 시장 상황에 맞게 해외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열린 지스타 2014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우주와도 같은 게임시장 속에서 생존하려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도 “이번에 내놓은 온라인 게임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PC온라인 게임사업은 마지막”이라고 각오를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