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다만 봐도 아찔한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암벽 ‘엘 캐피턴’(El Capitan). 해발 2300m, 주변으로부터 따진 높이가 900m인 엘 캐피턴은 독특한 모양의 직벽으로 내로라하는 암벽 등반가라면 누구나 군침을 흘리는 도전 대상입니다.
토미 콜드웰(36)과 케빈 조르게슨(30)이 단연 화제입니다. 과거 부상으로 한 손가락을 잃은 코드웰은 9개의 손가락으로 등반에 성공해 더욱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엘 캐피턴의 ‘새벽 직벽’(Dawn Wall)을 도구의 도움 없이 맨손으로 오르기 시작해 14일(미국 태평양시간) 오후 3시 30분께 꼭대기에 도달했습니다. 도전 19일만입니다.
특히 콜드웰과 조르게슨이 이번에 처음으로 프리클라임에 성공한 새벽 직벽은 엘 캐피턴의 100여개 루트 중에서도 최고난도로 꼽혀 왔습니다.
1970년 고리못을 암벽에 박고 로프를 사용해서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방식을 사용해 이 경로를 통한 등정이 처음 성공했을 때도 무려 27일이나 걸렸을 정도입니다.
‘오늘의 성공’이 있기까지 이들이 흘린 땀방울은 무려 6년이나 계속됐습니다. 한 순간의 실수도 없게끔 오랜 기간 치밀한 준비와 지옥훈련을 거듭했습니다.
19일의 고통이 6년보다 더 길게 느껴졌을 거라 생각됩니다.
손 등에 내리쬐는 햇볕 때문에 땀이 생겨 미끄러울까 야간에만 정상을 향해 한발 한발 올랐다고 합니다. 한겨울에 등반한 것도 똑같은 이유에서라고 합니다.
특히 두 사람은 날카로운 바위에 찢겨 피가 흐르는 두 손에 테이프와 강력 접착제까지 사용하며 등정을 이어갔습니다. 코드웰은 4시간마다 자명종이 울리도록 해놓고 손에 특수 로션을 발라가며 도전을 지속했다고 합니다. 감동적인 그들의 성공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