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중국에 내주는 중점기술 분야가 늘어나면서 양국 간 기술격차가 빠르게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 정민 선임연구원 등이 11일 발표한 ‘한·중·일·독 과학기술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한·중 간 85개 중점기술 분야 중 한국이 중국에 뒤진 기술은 전체의 15.3%인 13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2010년 통계로는 중국이 앞선 중점기술 분야가 전체의 9%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했을 때 2년 새 6% 이상 상승한 셈이다.
한국은 절대적 지표에서 중국과 일본, 독일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654억 달러, 연구원 수 31만6000명으로 각각 1위인 중국(2935억 달러, 140만4000명)과 비교하면 4분의 1도 되지 않았다. 특허 출원건수는 1만2000건으로 일본의 25%, 중국·독일의 60% 수준에 그쳤다.
중국은 전자정보통신, 바이오 등 7대 중점 과학기술 분야 중 의료(한의약 효능 및 기전 규명기술), 바이오(생명시스템 분석기술), 항공·우주(우주발사체 개발기술) 등에서 한국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개발 집약도가 높은 항공기, 철도 등 하이테크 산업 수출액은 지난 2010년 통계 당시 한국보다 1.3배 앞서 있던 것을 5배로 격차를 벌렸다.
한국은 다만 상대적 지표에서 비교 국가들보다 우위를 나타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2012년 기준 4.36%로 일본(3.35%), 독일(2.98%), 중국(1.98%)을 앞섰다. 경제활동인구 1000명당 연구원 수도 12.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일본은 9.9명, 독일은 8.2명이었으며 중국은 1.8명에 불과했다.
정민 연구원은 “향후 중국의 과학기술 추격에 대한 대응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며 “과학기술 분야의 질적 성장, 제도개선 및 구조조정 방안, 중소기업의 혁신역량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