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정책자금 온라인 접수제도를 도입한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최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새해를 맞은 중소기업들이 정부 정책자금 신청에 대거 몰리면서, 온라인 접수를 받아야 할 중진공 홈페이지가 접속 불가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정책자금 수요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채 섣불리 제도를 시행한데다, 문제 발생시 대안도 없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계의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6일 중진공에 따르면 중진공 홈페이지는 전날 오전 9시께부터 이날 오전 8시 현재까지 접속 불가에 빠진 상태다. 현재 중진공 홈페이지엔 '지난 5일 18시부터 다중접속으로 인한 대기시간이 길어져 정상적인 온라인 접수 진행이 어려워 시스템을 종료했다'는 안내가 사과 문구와 함께 공지돼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올해 정책자금 융자신청에 중소기업들의 온라인 접수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벌어졌다. 지난 5일 오후 6시 기준 대기상태인 신청건수가 4만8000건에 달했을 정도다.
중진공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온라인 신청제도가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점차 알려지면서 올해 온라인 신청이 급격히 증가한 것 같다"며 "현재로선 얼마나 신청접수가 들어왔는지 산정이 불가능해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진공의 온라인 접수는 당초 중소기업들의 신속한 정책자금 신청을 위해 지난해부터 시행된 제도다. 하지만 중진공이 확실한 정책자금 수요치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온라인 접수제도가 중소기업인들의 불편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실제 홈페이지 접속 불가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과 6월에도 벌어지면서 중진공이 서버 증량과 대량접속제어시스템 구축 등 개선 방안을 마련했지만 결국, 결과는 같았다.
이날 정책자금 신청을 시도한 A중소기업인은 "온라인 접수가 안돼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가 지쳐 오프라인으로 접수하려고 한다"면서 "온라인 접수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문제발생시 적어도 대안은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중진공 관계자는 "예상을 상회하는 접속 폭주로 부득이하게 접수를 중단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시스템 보완작업을 거쳐 6일 홈페이지에 향후 온라인 접수일정과 방향에 대해 공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정책자금 예산 규모는 3조260억원으로, 중진공은 융자신청을 이달 이후부터 홀수달 첫 영업일마다 온라인 접수를 통해 받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