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지연에 금융당국은 여전히 ‘노사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 위원장은 지난달 말 출입기자 송년미나에서서 “시간을 좀 줘서 노사 합의를 이끌어내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금융위원회)도 오래 기다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외환은행 노동조합과의 합의없이 통합을 승인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노사 간 합의만 된다면 통합 절차는 복잡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노조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통합 승인을 내어줄 수 없다는 뜻이다.
일단 하나금융은 합병기일을 오는 3월로 한 달가량 늦춰 시간은 벌어놨으나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까지 가결시키는 등 여전히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속앓이만 계속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노사합의를 중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2·17 합의서’가 노사정 합의인 만큼 금융당국이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해 10월에는 금융위원회에 중재요청 공문까지 전달했다.
2012년 합의 당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노사합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입회인으로 참여했다는 게 중재 요청의 배경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김 전 위원장이 계약 당사자가 아닌 입회인 자격으로 참석했음을 감안하면 ‘2·17 합의’는 노사합의로 봐야 한다고 선을 긋는다. 정부가 중재에 나설 의향이 없다는 뜻이다.
신 위원장도 지난 국감에서 일부 의원들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2·17 합의는 노사 합의’란 입장을 보여 중재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조기통합 문제가 지연되면서 하나금융지주는 조직개편 연기, 사업계획 차질 등 다양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며 “종합적인 관점에서 금융업 발전을 위한다면 금융당국이 노사 합의를 이끌어낼 만한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선현 기자 sun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