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남북관계 개선에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북과 남이 더 이상 무의미한 언쟁과 별치 않은 문제로 시간과 정력을 헛되이 하지 말아야 하며 북남관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야 한다"면서 '통 큰' 대화 의지를 역설했다.
그는 또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하여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와야 한다"며 "대화와 협상을 실질적으로 진척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라는 두루뭉술한 표현법을 사용한 것에 비춰 이번에는 대화와 협상이라는 구체적인방법까지 적시한 셈이다.
이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이 대화를 통해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 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문별 회담도 할 수 있다"며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제안했다.
특히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고위급 접촉과 부문별 회담을 재개하자고 언급한 만큼 앞으로 북한은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다양한 대화를 제의해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작년보다 더 구체성 있게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밝힌 만큼 북한이 올 한해 공세적으로 후속 대화제의를 해올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분단 70주년을 맞는 올해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는 시점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적극 호응을 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이번 신년사는 긍정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2014년 핵심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새해에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좀 더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이날 정부는 통일준비위원회 명의의 통지문을 북한에 보내 당국간 대화를 제의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통준위 정부위원 협의체 2차 회의에서 "내년이 분단 70년이라 남북관계에 있어 전기가 마련돼야 하고 전기가 마련돼야만 정부와 대통령이 뜻을 갖고 하는 통일준비가 실질적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올해가 광복 70주년이고 남북 양쪽 정권 모두 집권 3∼4년차를 맞아 남북관계에서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유연성 있는 태도를 통해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을 벗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5월 러시아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가 전승 70주년을 앞두고 박 대통령과 김 제1위원장을 초청해 놓은 상황이어서 자연스럽게 만남과 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은 대외관계 부분엔 크게 비중을 두지 않았다"면서 "북한은 남북관계 복원을 통해서 미국 등 대외관계 확장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도에 비중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군사연습의 중단, 상대에 대한 사상과 제도 강요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어 남북관계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작년에도 국방위원회 중대제안, 특별제안 등 선제적으로 다양한 대화를 제안했지만, 한미 합동군사연습 중단과 대북 전단 살포 중단 등을 요구했고 정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당국간 대화가 공전을 거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