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 및 단체협약 협상 과정에서 20년 만에 파업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현대중공업 노사가 31일 어렵사리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지난 5월 14일 임단협을 시작, 장장 7개월에 걸친 71차례의 교섭 끝에 합의점을 찾았다.
지난해 말 새롭게 꾸려진 현대중공업 노조는 20년 만에 4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회사는 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 울산지법에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하는 등 법적으로 맞섰다.
노조 역시 부당노동행위 등의 혐의로 회사 임직원을 고소고발하는 등 맞불을 놨다.
그러나 노사 양측 모두 협상이 올해 안에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감당해야하는 경영위기 심화, 기업이미지 악화 등을 우려해 해를 넘기지 않고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노사 관계가 결국 금이 간 만큼 내년에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새 노조위원장을 뽑는 선거가 예정돼 있어 협력적 노사관계 정립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세계 조선 경기 불황과 해양플랜트 분야 공사 손실로 2분기 1조1037억원, 3분기 1조9346억원이라는 기록적인 영업손실을 보는 등 올해 3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사측은 내년에 세계 조선 시황이 올해보다 개선되고, 현재 진행 중인 그룹 구조개혁 작업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적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