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출 실패 후 조성된 그리스발(發) 리스크가 시장에서 예상하는 것보다 위험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그리스 연립정부가 추대한 스타브로스 디마스 후보는 의회의 찬반 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찬성표를 168표만 확보하는 데 그쳐, 대통령 선출을 위해 필요한 180표(정원의 60%)를 얻는데 실패한 것.
이에 대통령선거가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긴축정책 수정을 요구하고 있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가 승리할 가능성이 생기자 그리스의 구제금융 졸업이 어려워 질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됐다. 남유럽 국가의 재정난으로 유로존 전체가 위기에 빠졌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정치적 위기가 과거 유로존 전체의 문제가 아닌 그리스에 국한되는 이슈로 인식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암허스트피어폰트증권의 로버트 신크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그리스는 과거 2010년이나 2011년엔 (유럽연합의) 구조적 압력으로 작용했으나 이제 지역적 이슈에 불과하다”면서 “그리스 문제가 인근 국가로 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크 전략가는 특히 집권여당과 야당인 시리자의 지지율이 지난달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점을 근거로, 아직 시리자가 총선에서 이긴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7일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시리자와 신민주당의 지지율은 각각 28.3%, 25%를 기록했다. 또한 시리자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이른바 ‘그렉시트’의 위협요소가 될 수는 있으나 시리자가 그렉시트는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신크 전략가는 덧붙였다.
여기에 그리스 총선 3일 앞두고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를 연다는 점에서 ECB가 국채매입 등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ECB가 통화완화 정책을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그렉시트 우려로 더 과감한 조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문제보다 유가 하락이나 러시아 경제 위기 등의 문제가 유로존에 오히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이다. 사미어 사마나 웰스파고어드바이저스 수석 국제전략가는 “그리스가 일부 시장에서 문제가 될 수 있으나 큰 문제는 아니다”면서 “오히려 유가 하락, 러시아발 리스크, 중국 등이 오히려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